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에 당권주자들, 일제히 한동훈 때리기

배신의 정치·총선 참패 책임론 재점화
원희룡 "예의 아냐…절윤 틀리지 않아"
나경원 "판단력 미숙…당에 사과해야"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나경원, 원희룡, 한동훈 후보.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총선 당시 김건희 여사가 보낸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읽고 씹었다)’ 의혹이 제기되자 당권주자들이 집중 공세를 퍼부으며 ‘논란 키우기’에 나섰다. 한 후보를 겨냥한 ‘배신의 정치·총선 참패 책임론’ 프레임이 재차 부각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원희룡 후보는 5일 페이스북에 “총선 기간 중 가장 민감했던 이슈 중 하나에 대해 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요구하는 걸 다하겠다는 영부인의 문자에 어떻게 답도 안할 수가 있느냐”며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의혹은 지난 총선 당시 명품백 수수 의혹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김 여사가 총선 당시 당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한 후보에게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 등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무시당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논란이 일자 한 후보는 “저는 집권당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입장에 대해 “충격적 발언”이라며 “한 (전) 위원장은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공적·사적 관계를 들이대더니 이번에도 또 그렇게 했다. 세 분 사이의 관계는 세상이 다 아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아 절윤(윤석열 대통령과 절연)이라는 세간의 평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이 그때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호응했다면 얼마든지 지혜로운 답을 찾을 수 있었고, 당이 그토록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토록 많은 후보들이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원 후보는 “이런 인식으로 당 대표가 된다면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 지 보나마나다”며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공적·사적 다 떠나 도리와 예의가 먼저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한 후보의 판단력이 미숙했다”며 공세에 힘을 보탰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대응을 두고 “경험부족이 가져온 오판이었다”면서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다”며 총선 패배와 연결지었다. 그는 “한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그리고 우리 당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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