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14주 연속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끌족 성지로 불리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면서 집값 회복세가 선명히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시중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3개월간 15조 원 넘게 늘어나는 등 2030 영끌족들의 주택 매수세가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노원아이파크(전용면적 180㎡)’는 지난 5월16일 9억2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2017년 종전 신고가인 7억3000만 원보다 1억9000만 원 오른 금액이다. 지난달에 강북구 수유동 ‘삼성타운(전용면적 84㎡)’이 5억1300만 원에, 도봉구 창동 ‘세인트라디움(전용면적 52㎡)’는 2억3750만 원에 각각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생애 최초로 아파트를 매수한 비율은 2년 7개월 만에 40%대를 돌파했다. 이들이 늘면서 노도강 지역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5월 기준 법원등기정보에 공개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매수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 매매 중 생애 최초 매수자 비율이 42.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35.0%)보다 7.8%p(포인트) 올랐다. 지난 2021년 10월(41.2%) 이후 2년 7개월 만에 40%를 웃돌았다.
생애 최초 주택을 장만한 비율이 높아진 데는 최저 연 1%대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이 출시된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출시된 신생아 특례대출은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 원을 연 1.2~3.3%의 초저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당초 부부 합산 연 소득이 1억3000만 원보다 낮아야 신청할 수 있었지만, 하반기부터 2억 원, 내년부터 3년간은 2억5000만 원으로 소득 기준이 상향된다.
이에 따라 은행권 가계대출이 6월 기준 직전 달보다 6조 원 늘며 7개월 만에 최대로 늘었다. 주담대 증가 폭이 5조7000억 원으로, 한 달 만에 1조2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신생아 특례대출에 대한 신청 기준 완화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치면서 영끌족들의 매매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집값 상승과 함께 전월셋값이 계속 치솟고 있는 것도 영끌족들의 주택 매수세를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