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대신할 경우 누가 새로운 부통령 후보로 오를지 주요 관심사로 부각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진 사퇴는 없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지만 당 안팎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대체 후보로 주목하는 시선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CNN 방송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로 올라설 경우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앤드루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유력하다고 5일(현지 시간) 전했다. 두 인물 모두 해리스 부통령과 유사하게 주 검찰총장을 지낸 뒤 주지사로 당선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또 공화당 당세가 강한 지역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버시어 주지사는 지난 3일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주지사들의 백악관 회동에 직접 참석했고, 쿠퍼 주지사는 화상으로 참여했다. 쿠퍼 주지사는 해리스 부통령과 수년 동안 좋은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직후인 지난 2020년 말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정말로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46세인 버시어 주지사의 경우 공화당 강세 지역인 켄터키주에서 높은 인기를 유지하는 인물이다. 젊고 소통에 능한 주지사로 전국적 인지도를 쌓았다는 평가도 많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 주변에서는 이미 후보 승계 가능성에 대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첫 TV 토론 직후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밀착 동행하는 한편 중앙 정치 무대의 전면에 서는 쪽으로 일정을 재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해리스 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전날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함께 군 가족들과 바비큐 파티에 참여했다. 그간 독립기념일에 백악관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지역 거점에서 지지자들과 시간을 보냈던 것과는 다른 행보라는 해석이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그녀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맞설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대선을 4개월 남겨 놓은 다급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해리스 부통령만큼 준비된 대안이 없다는 의견이 퍼지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한다.
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과거 해리스(의 능력)를 의심했던 사람들마저 대안이 없다는 차원에서 그녀를 위한 선거 운동에 몰려들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