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55) 울산 HD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흔들리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는다.
대한축구협회는 홍 감독을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지난 2월 16일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경질된 지 5개월 만에 새 감독을 맞이하게 됐다.
홍 감독은 선수로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고, 지도자로서는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쾌거를 지휘한 한국 축구의 영웅이다.
2013∼2014년 대표팀을 이끌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던 홍 감독은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하게 됐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맡은 바 있어 대표팀 안팎에서의 장악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달 2일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 외국인 감독과 면접하기 위해 유럽으로 출국했던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귀국 후 지난 5일 홍 감독을 직접 찾아가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제의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 이사가 삼고초려하듯이 홍 감독을 설득했다. 홍 감독은 하루를 고민한 뒤 6일 저녁에 승낙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사회 추인을 받지 않아 아직 내정자 신분일 뿐, 홍 감독과 축구협회는 이날 오전 계약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기간은 기본적으로 2027년 1∼2월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2년 6개월여다. 그에 앞서 2026년 6월에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직후 중간 평가를 하게 된다.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 퇴임 후 수개월 동안 정식 감독을 찾지 못하고 두 차례나 A매치 기간을 임시 감독 체제로 보냈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새 감독을 물색해오던 중 축구협회 고위층에 국내 지도자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정해성 전력강화위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사의를 밝히고 물러나면서 차기 감독이 외국인 쪽으로 기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 이사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관련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