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한국서 '이것' 산다…확 바뀐 쇼핑 트렌드

면세점 대신 백화점·대형마트로
가성비 K패션·푸드·뷰티 싹쓸이
편의점 외국인 매출 240% 폭증
8개 언어 메뉴판·해외페이 혜택
유통가 관광객 전용마케팅 강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 대신 편의점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을 찾으며 K패션과 K푸드, K뷰티 상품을 쓸어가고 있다. 국내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갑을 열자 유통업계는 이들을 잡기 위해 다양한 특화 서비스와 마케팅을 선보이는 중이다.







7일 서울경제신문이 백화점 3사와 편의점 3사, 대형마트 2사 등 총 8개 유통업체의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을 조사한 결과 일제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백화점은 올 1~6월 롯데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이 50% 증가했으며 현대백화점(069960)은 190.1%나 늘었다. 5월까지만 집계한 신세계(004170)백화점의 경우 169% 증가했다.


편의점들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해외 결제 수단 이용 금액과 건수를 비교한 결과 올 상반기 CU가 건수 기준 311.6% 급증했고 세븐일레븐은 금액 기준 200% 늘었다. GS25는 5월까지 누적 이용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2.6% 늘었다. 또 대형마트는 홈플러스가 올 1~4월 JCB 카드 매출이 두자리수로 늘었고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올 1~6월 40%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집중적으로 구매한 품목은 단연 K패션과 K푸드, K뷰티 상품이었다. 외국인 관광 1번지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델리 코너는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맛집 성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올 1~6월 송화산시도삭면·오제제·땀땀 등 본점 델리 코너의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7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K패션 열풍으로 올 1~5월 영패션 제품이 310%, 스포츠 상품 208%, 잡화 220% 등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현대백화점에서는 이미스·마뗑킴 등 패션 제품과 설화수·랑콤·탬버린즈 등 뷰티 상품을 구입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는 라면과 스낵 등 K드라마에 자주 노출된 제품이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CU가 지난해 말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오픈한 ‘라면 라이브러리’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관광 필수 코스가 됐다는 전언이다. 이외에 빙그레바나나유유와 감동란, 연세우유크림빵, 비요뜨초코링, 딸기맛우유, 세븐셀렉트 요구르트젤리 등의 먹거리가 편의점 인기 상품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 가공 식품 매장에 외국인 고객 특화존을 따로 구축한 롯데마트에서는 과자, 스낵 견과류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급증하자 업체들은 공략의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영어·일본어 등 총 8개 언어로 메뉴판을 자동 번역해주는 QR 다국어 메뉴판 서비스와 AI 통역 서비스 제공 점포를 늘리기로 했다. 신세계는 무료음료 교환권 등 사은품을 주는 프로모션을 확대한다. 현대백화점은 K컬처 강좌 등을 제공한다. 편의점들은 알리·위챗페이 이용시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소주, 전통주 등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상품군을 강화한다. 대형마트는 외국어로 적힌 상품 안내 고지물을 더욱 보강할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 어디서나 살 수 있는 명품보다는 한국의 문화적 특색이 담긴 ‘가성비’ 제품을 찾는 게 최근의 외국인 관광객 쇼핑 트렌드”라며 “업계의 대응으로 관련 상품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