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기대 등에 따라 올 상반기 외국인이 사들인 국내 주식이 22조 9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8개월째 국내 주식을 사들인 반면 채권은 3개월 만에 순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중 외국인 주식 투자는 전체 22조 9000억 원 순매수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98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6월 중 외국인은 상장 주식 2조 8980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8개월 연속 순매수를 지속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9490억 원을 순매수했을 뿐만 아니라 코스닥시장에서도 9490억 원을 사들였다.
6월 말 기준 외국인은 시가총액의 30%에 이르는 상장 주식 859조 2000억 원을 보유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이 30%를 넘은 것은 2021년 5월(30.1%) 이후 3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유럽(2조 3000억 원), 미주(2조 원) 등에서 순매수가 나타난 반면 아시아(-2조 3000억 원)에서는 순매도가 이뤄졌다. 특히 미국(2조 1000억 원), 룩셈부르크(1조 원) 등에서 집중 순매수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세가 집중된 것은 한국 수출이 반등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반도체 등 인공지능(AI) 관련 섹터가 유망하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만큼 하반기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외국인은 6월 상장 채권에서는 1조 450억 원을 순회수했다. 11조 2000억 원을 매수했으나 6조 8000억 원을 매도하고 4조 5000억 원을 만기 상환한 결과다. 외국인은 상장 잔액의 9.8%에 해당하는 251조 50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은 통화안정증권(1000억 원) 등을 순투자했으나 국채(-2000억 원) 등을 순회수했다. 잔존 만기 1~5년 미만(1조 9000억 원), 5년 이상(1조 6000억 원) 등 채권을 순투자한 반면 1년 미만(4조 5000억 원) 단기채권을 순회수했다. 잔존 만기 1년 미만 채권에서 43조 9000억 원으로 17.4%를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