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액 5개월새 1700억원…대출빙자 61% 급증

지난해 比 50% ↑…피해건수도 15% 늘어
대환대출 등 대출빙자형 수법은 61% 증가
경찰, 중계기·대포폰 등 범행도구 차단 나서

경찰이 적발한 산 속에 숨겨진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 사진 제공=경찰청

올해 보이스피싱 피해건수와 피해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경찰이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8일 경찰청은 올해 1~5월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563억 원, 피해건수가 8434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피해액·피해건수가 1713억 원, 7363건이었던 전년 동기에 비하면 각각 50%, 15% 급증한 수치다. 경찰의 보이스피싱 근절책으로 최다 피해가 발생한 2019년(3만 7667건) 대비 지난해 1만 8902건으로 절반가량 피해가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환대출 등 대출빙자형 수법이 4584건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1%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경찰 등 기관 사칭 수법은 같은 기간 발생건수가 15% 감소했지만 건당 피해액은 2062만 원에서 3462만 원으로 증가해 전체 피해액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죄조직이 대출이자 절감을 위한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 활성화 등 국내 경제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또 미끼문자·악성 애플리케이션·대포폰 등 각종 범행도구를 활용해 점점 치밀하게 범죄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행도구 단속·차단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일반적인 휴대전화 번호(010)가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에 나타나도록 발신번호를 변작하는 중계기 사용이 늘자 경찰은 통신사와 협업하고 시도경찰청에 전담 대응팀을 편성해 대대적인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올해 5월까지 중계기 운영·관리책 82명을 검거했고, 중계기와 심(SIM)카드 등 4489대, 중계기용 통신 단말기 5255대 차단을 요청했다.


아울러 경찰은 대포폰·메신저 대포 계정을 발견하는 즉시 관련 기관에 중지 요청해 5개월간 전화번호 3만 2527개, 카카오톡 계정 8437개 차단을 요청했다. 같은 기간 대포폰 유통업자·명의자 등 863명과 자금 인출·수거책 4110명(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을 검거했다.


중국 등 해외기관과의 국제공조를 통해 보이스피싱 총책 등 181명을 현지에서 검거하는 등 상부조직 뿌리 뽑기에도 나섰다. 지난 5월에는 중국 공안부와의 국제공조로 피해자 150명에게 36억 원을 편취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A(34)씨와 공범 2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보이스조직에서 개발한 악성 앱 아이콘이 시중은행과 동일한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사진 제공=경찰청

최근 급증한 미끼문자 차단을 위해서는 관련 자료를 통신사에 보내 필터링을 요청 중이다. 또 ‘15○○’ ‘16○○’ 등 미끼문자 수신자의 전화를 유도하는 대표번호에 대해 이용중지를 요청하는 한편, 차단을 회피한 문자에 대해서는 범죄임을 알리는 경고문자(올해 약 113만 건)를 발송하는 등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치밀한 조직범죄 활동의 결과물로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TV·유튜브 등 전방위적 홍보활동을 추진 중”이라며 “보이스피싱뿐 아니라 투자리딩 사기와 같은 조직성 사기범죄 근절을 위해 경찰청은 올해 다중피해사기방지법(가칭)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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