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웃 나라 브라질을 방문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중남미 좌파 정부들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브라질 캄보리우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 연설에서 “중남미 사회주의 프로그램은 부패를 초래하는 재앙의 레시피”라며 “번영에 취해 공공 고용과 보조금을 마구잡이로 늘리고 적자를 메우려고 지출을 늘려 투자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반복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좌파 정권이 ‘규제 위에 규제’를 만들어 특권 계급을 위한 사업을 양산한다고 비난하며 “그 모든 수고와 대가는 국민들이 지불한다”고 말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또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해 ‘사법적 박해’라고 주장하며 그를 옹호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고 브라질 매체 G1은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행사가 2026년 대선을 앞두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조직된 것이라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투표 시스템 불공정성 등에 대한 주장을 반복하다 2030년까지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상태다.
다만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을 하지는 않았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밀레이 대통령이 CPAC에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을 또다시 비판할 경우 자국 대사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철수시킬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 라나시온은 이날 ‘깨지기 직전에 놓인 관계’라는 기사에서 익명의 브라질 정부 관계자가 “룰라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이는 대사 철수 등 심각한 외교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