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에서 집권당의 꿈이 깨진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유럽의회 내에서 ‘반(反) EU’ 목소리를 높인다.
8일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이날 RN이 극우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주도하는 정치그룹 '유럽을 위한 애국자'(Patriots for Europe)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RN의 합류는 전날 예견됐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전날 총선 결과가 나온 뒤 "내일(8일)부터 우리의 유럽의회 의원들이 이주민 유입과 징벌적인 환경 보호주의, 주권 몰수를 거부함으로써 유럽의 권력 균형에 영향을 미칠 대형 정치그룹에 합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RN은 지난달 유럽의회 프랑스 선거에서 30석을 확보했다.
이달 중순 개원하는 새 유럽의회에서 RN이 오르반 총리가 주도하는 세력에 힘을 싣기로 한 데는 프랑스 총선 결과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도 있다.
RN은 지난달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지만 2차 투표에선 예상과 달리 3위에 그쳤다. 반(反)극우 노선이 결집했기 때문이다.
RN은 시선을 프랑스 밖으로 돌려 향후 5년간 유럽의회에서는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Fidesz)당과 손 잡고 EU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달 30일 오스트리아의 자유당(FPO), 체코 긍정당(ANO)과 함께 정치그룹 결성을 발표하면서 EU의 기득권이 전쟁과 이민·침체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또 불법 이민을 막고 친환경 정책을 되돌려 EU에서 국가 주권을 지키겠다고 예고했다.
그가 중도 정치그룹이 주도하는 EU에 제동을 거는 정치그룹을 구성하겠다고 공언한 뒤 이후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의 극우 또는 포퓰리즘 정당이 이 정치그룹에 속속 참여했다.
이날 RN 외에 이탈리아 연립정부 파트너이자 극우 성향 정당인 동맹(Lega)도 합류하면서 현재까지 '유럽을 위한 애국자'는 유럽의회에서 총 80석(11.1%)을 확보했다.
의석수로 1위인 중도 우파 유럽국민당(EPP·188석), 2위 중도 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136석)에 이은 3위에 해당한다.
당초 3위였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주도의 정치그룹 유럽보수와개혁(ECR·78석)은 4위로 밀려났다.
우파 진영의 이런 이합집산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르네상스당이 속한 중도 계열 자유당그룹(Renew·76석)은 5위로 한 계단 더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