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음식 배달 업계 선두자리를 지키기 위해 앱 UI를 바꾸고, 중개이용료와 업주 부담 배달비를 손보는 등 대대적 개편에 나선다. 이번 개편을 통해 배민 중개이용료는 기존 6.8%에서 9.8%로 오르고, 최대 3300원에 달했던 업주 부담 배달비는 2900원으로 낮아지지만 결국 업주가 플랫폼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10일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을 통합한 ‘음식배달’ 탭을 신설하고 모든 가게의 노출 경로를 일원화한다고 밝혔다. 기존까지는 배달 방식에 따라 가게가 노출되는 경로가 달라 중복 노출 등 일부 혼선이 있었다면, 이제는 모두 하나의 탭으로 묶어 주문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배민1플러스의 중개이용료와 업주 부담 배달비도 대폭 개편한다. 배민1플러스는 우아한형제들이 주문·한집배달·알뜰배달 등을 직접 중개해주는 서비스다. 배민은 가게에 주문과 배달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대신, 업주에게 음식값의 6.8%를 중개수수료로 받고, 배달비 2500~3300원도 추가로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개편을 통해 중개이용료율은 기존 6.8%에서 9.8%로 약 3%포인트 오른다. 이는 경쟁사인 쿠팡이츠와 같은 수준이다.
동시에 업주 부담 배달비는 지역별로 건당 100~900원 가량 낮춘다. 이렇게 되면 서울 지역 업주 부담 배달비는 기존 3200원에서 2900원으로 약 300원 저렴해진다. 배민 측은 지역별 배달 가격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추가 할인도 고려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배달비 인하보다 중개이용료율 인상 폭이 더 커 결과적으로 업주가 플랫폼에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배달비 인하에도 당분간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기존과 동일할 방침이다. 업주 부담이 덜어진 금액만큼을 배민이 대신 채워주는 방식을 통해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업주 부담 배달비 인하를 명분으로 배민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비용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
배민은 정액제 주문 중개 서비스인 울트라콜의 월 요금(월 8만원)에 대해서도 환급 정책을 마련한다.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을 같이 쓰는 업주의 가게배달 월 주문수가 특정 수준 이하면 울트라콜 광고비를 일부 환급해준다는 내용이 골자다.
배민 측은 “울트라콜 요금이 9년째 동결중이고, 시장 초기 진입자나 영세 소상인들이 특히 많이 쓰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광고비 환급은 업주들에게 체감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장 주문서비스 신규 가입 업주에게 적용되는 중개이용료(6.8%)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서 배민은 코로나 시국에서 업주 상생 등의 취지로 포장 중개이용료를 무료로 지속하다가 이달부터 신규 업주에 대해 중개이용료를 받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은 쿠팡이츠 와우 멤버십처럼 강력한 고객 록인(Lock-In) 기제도 없었고, 주문 한건당 받는 중개이용료도 3%p나 낮아 경쟁대응에 애를 먹고 있던 것으로 안다”며 “업계 유일하게 저렴한 정액제 상품 운영, 최저 수수료율 등으로 버텨왔지만 이대로는 선두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