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뇌질환도 효과…비만신약에 쏠린 눈

■韓 최대 바이오축제 'BIX 2024' 개막
250여개 기업 참여…역대 최대
삼바 첫 참여…머크 등 한자리에
비만치료제 적응증 세션 북새통
"근육량 보존 등 퀄리티에 집중"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권욱 기자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최신 트렌드와 시장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BIX 2024)’ 에서 만난 자넷 리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세포주개발그룹장은 머크 부스에서 “세포주 개발에 필요한 장비들을 둘러봤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국내 최대 바이오 행사인 BIX 2024가 개막했다. 올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론자 등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머크, 써모피셔, 싸토리우스 등 글로벌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등 15개국 250여개 기업이 450여개의 부스를 차렸다. 역대 최대 규모다.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은 약 1만 명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처음 BIX 2024에 참가해 이목을 끌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사전 확정된 미팅만 20건 이상”이라며 “최근 큰 계약이 있었던 만큼 트랙 레코드가 선순환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1조 4000억원 규모 위탁생산(CMO) 계약을 따냈다.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머크는 차세대 항암제인 항체약물 접합체(ADC) 제품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렸다. 머크 관계자는 “올해 론칭한 ADC 전용 장비를 가지고 나왔다”며 “ADC 관련 장비를 갖춘 곳이 2~3곳 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학생들의 단체 관람도 눈에 띄었다. 경북 바이오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스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을 눌러보며 류마티스 관절염 자가 주사형 치료제 사용법을 체험했다.



경북 바이오마이스터고 학생들이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스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자가주사형 치료제 사용법을 체험하고 있다. 권욱 기자

이날 가장 뜨거운 현장은 비만치료제 적응증 확대 관련 세션이었다. 비만치료제는 심장병, 파킨슨병 등에도 효과를 보이며 ‘만능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120명으로 한정된 좌석은 시작 전부터 꽉 찼고 서서 듣는 인원만 100여명이었다. 관람객들은 임상 데이터를 사진 찍는 등 관심을 보였다.


발표자들은 3세대 비만치료제의 핵심은 ‘퀄리티’라고 입 모아 말했다. ‘얼마나 살이 빠졌는가’가 아닌 ‘어떻게 잘 뺐느냐’가 핵심이라는 얘기다.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 현재 시판되는 비만치료제는 GLP-1 계열이다. 식욕억제가 주요 기전이라 근손실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128940) R&D센터장은 “그동안 당뇨, 혈압, 고지혈증 등 각각 개별 처방이 이뤄졌는데 적응증 확대로 의료 비용 절감 등 변화가 예상된다”며 “그동안 얼마나 체중이 줄었는지 수치 경쟁을 했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살이 빠지는지 ‘퀄리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 동아에스티(170900) 연구본부장도 “근육량을 보존하면서 살이 빠질 수 있도록 에너지 대사를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며 “비임상에서 말초 대사를 증진시켜 운동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은 “코로나 이후에도 전문의 파업으로 바이오업계 어려움 지속되고 있다”며 “이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도 “이번 BIX계기로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더 성장하고 국내외 비즈니스 기회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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