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들이 시대 전환의 파고에 맞설 수 있도록 근거 없는 반기업 정서와 불합리한 규제들을 해소해야 합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서 우리나라가 낡은 규제와 반기업 정서를 극복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지난해 8월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이름을 바꾼 한경협의 수장을 맡고 있다. 취임 당시 그는 "글로벌 무대의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이 기업보국의 소명을 다하는 길"이라며 "이 길을 개척하는 데 한경협이 앞장설 것"이라며 한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적 있다.
류 회장은 취임 이후 약 1년이 지난 후 개최된 이번 포럼에서 “취임 후 한국경제 G7 도약에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역사의 변곡점에서 정부와 기업·국민이 하나로 뭉쳐서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류 회장은 정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상법개정안의 일환인 ‘이사 충실 의무 확대’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이사 충실 의무 확대’ 논의에 대한 경제계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사 충실 의무가 확대될 경우 회사와 이사 위임관계가 근간인 현행 회사법 체계가 훼손될 수 있는데다, 기업이 신속한 경영판단을 할 수 없어 경쟁력이 저하되고 경영권 공격세력에 악용되는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교각살우의 어리석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신중하고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시대가 우리 기업인들에게 선도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만큼, 경영자들은 시대전환에 과감히 맞서는 도전과 혁신을 맨 앞에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의 개회사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조강연을 펼쳤다. 그는 기업인·서울시장·대통령을 지냈던 경험을 포럼 참가자들에게 전하면서 우리 기업의 역할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2024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은 '대전환 시대, 초일류 기업으로 가는 길-도전과 혁신'을 주제로 10일부터 13일까지 제주도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포럼에는 약 50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해 시장 동향과 기업 리더십에 대해 논의하고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 방향을 모색한다.
한경협은 이번 포럼 기간동안 다양한 업계 리더들의 시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세션을 풍성하게 준비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대전환 시대에 하나금융그룹이 준비하고 있는 변화와 혁신’에 대해 강연하고,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우주에 집중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연단에 오른다. 또한 신창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교수, 배경훈 LG AI연구원장 등 산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미래 산업의 동향과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국제분쟁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책 대응 방안에 대한 강연도 준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