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명 중 1명은 대학 교육을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억대로 치솟은 학비에 못 미치는 교육의 질, 지나치게 진보적 색채를 띤 학내 분위기 등에 피로감을 느낀 영향이다.
미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8일(현지시간) 발표한 내용을 보면 '고등교육을 상당히 혹은 꽤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2000명 중 36%에 불과했다. 2015년 갤럽이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고등교육을 상당히 혹은 꽤 신뢰한다'는 응답률은 57%, '전혀 혹은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은 10%에 그쳤던 것과 큰 변화다.
고등교육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미국인의 41%는 정치적 의제를 이유로 들었다. 대학이 학생들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두지 않거나 지나치게 진보적이거나 학생들을 세뇌하려 한다는 것이다.
미 대학들은 최근 몇 년간 진보적 색채로 인해 공화당 측의 비판을 받아왔다. 가자전쟁 발발 후에는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캠퍼스 점거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커리큘럼을 둘러싸고 대학 본부 측과 보수 정치인 간 논쟁도 빈번하다. 특히 인종, 성별, 성적지향 등의 문제는 격렬한 충돌을 불렀다.
실제로 공화당원들에게서 신뢰도 변화가 크게 나타났다. 고등교육을 상당히 신뢰한다고 답한 공화당원의 비율은 2015년 56%에서 20%로 떨어졌다. 고등교육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는 공화당원은 11%에서 50%로 늘었다.
응답자들은 미국 대학 학비가 비싼 값을 하지 못한다고 봤다. 37%는 대학이 관련 기술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거나 학위가 별로 의미가 없다거나 구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교육 내용을 지적했다.
그리고 28%는 높은 대학 등록금, 학자금 대출 등의 비용 문제를 불신의 이유로 들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사립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4만2152달러(약 5800만원)에 달한다. 공립대학은 1만∼2만3000달러(약 1400만∼3200만원) 수준이다.
하버드, 예일과 같은 아이비리그 명문대의 등록금은 연간 6만달러(약 8300만달러) 수준이다. 책값, 주거비 등을 합하면 10만달러(약 1억3800만원)까지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