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필리핀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1%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은 이날 한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군인 연금 관련 예산을 제외하고도 이같이 방위비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올해 방위비는 2781억 필리핀 페소(약 6조5900억원)다.
테오도로 장관은 또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돕기 위해 민간 부문이 국공채를 사들여 정부 재정 조달을 지원해달라고도 촉구했다. 그는 재정 조달을 위해 “여러 창의적인 방법이 있다”며 잠재적 국공채 매수자들은 필리핀의 국가 신용등급과 방위산업이 개선되면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군 전력의) 현대화를 희생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재정적 상황을 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은 중국과의 대립이 심화하면서 남중국해 영유권을 지키기 위해 군사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올 2월 필리핀군 첫 잠수함 구매가 포함된 2조 필리핀 페소(약 47조원) 규모의 군 3차 현대화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또 최근 록히드 마틴의 F-16이나 스웨덴 사브사의 JAS 39 그리펜과 같은 다목적 전투기를 도입하는 사업도 승인했다.
지난 8일에는 일본과 양국 군대 상호 파병을 용이하게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을 맺었다. 협정 체결로 일본 자위대가 필리핀에서 합동 훈련과 재난 구호 활동 등에 참여할 수 있게 돼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견제 수위를 끌어올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