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물가상승률이 안정세에 들어왔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고 있다”며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발간한 그린북까지만 해도 정부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표현을 썼는데, 6월 물가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내려오면서 물가 상황 진단을 ‘물가 상승세 둔화’에서 ‘물가 안정’으로 바꾼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1%로 높아진 뒤 지난 4월 2.9%, 5월 2.7% 등으로 하락한 바 있다.
정부의 달라진 평가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 물가 상승률에 대한 진단을 바꾼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한은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면서 목표 수준으로 점차 수렴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간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표현했다가 이번에 ‘확신하기 이르다’는 표현을 삭제한 모습이다.
다만 건설 등을 비롯한 내수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5월 기준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전월보다 12.3%나 감소하면서 총 4.1% 줄었다. 건설기성 역시 건축공사와 토목공사 실적이 줄면서 전월 대비 4.6% 감소했다. 기재부는 “아파트 분양은 반등했으나, 건설수주가 1년 전보다 35.4% 감소하면서 향후 건설투자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