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우크라 전쟁 장기화 北 있기 때문”…韓 '우크라 신탁기금' 2배 늘린다

[나토·IP4 '북러 강력 규탄' 공동성명]
"유럽-아시아 안보 동전 양면 연대"
나토·IP4, 사이버 등 협력 제도화
尹 우크라 에너지, 보건, 교육, 인프라 지원
尹 '나토 퍼블릭포럼'서 첫 연설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공식 환영 만찬 리셉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운데 2층 발코니)가 행사를 주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아래 줄 가운데)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비롯해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 내외와 함께 행사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태평양 4개국 파트너(IP4,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들과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무력을 통한 현상 변경 시도를 옹호하는 세력의 결탁은 평화·번영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러북을 직격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의 우크라이나 신탁기금 기여 규모도 2배로 증액하고 나토와 정보 교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등 나토와의 협력을 제도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 등 IP4 정상들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러북 군사 협력 규탄 4개국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4개국 정상은 “러북 간 불법적 군사 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배치되는 러북 협력 약속에 대한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번 IP4 정상의 규탄 공동성명은 인태 지역의 중추 국가들이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러시아 등의 불법행위에 연대로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특히 IP4 정상들은 회동 뒤 러시아로부터 침공받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별도 회동도 개최해 구체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참석한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북한과 같은 지원 세력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러북 협력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스스로 유엔 체제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러북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유럽의 안보와 아시아의 안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평화 회복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더욱 굳건히 단합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역내 안정 수호를 위한 한국의 구체적인 기여 방안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우크라이나 신탁기금(CAP TF) 기여 규모를 올해 1200만 달러(약 165억 원)에서 내년 2400만 달러(약 330억 원)로 2배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이버·허위 정보 등의 중점 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토와 IP4의 협력을 제도화 반열에 올려놓겠다고도 했다.


특히 한국은 나토와 ‘감항 인증 인정서’를 체결해 방산 협력을 확대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되는 북한제 무기에 대한 정보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디지털 연대를 더욱 공고히 구축해야 한다”며 “나토와 사이버 안보 강화를 위한 행동 계획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이 밖에 “에너지·보건·교육·인프라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 우크라이나 국민이 꼭 필요로 하는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개최된 ‘나토 퍼블릭 포럼’ 인태 세션의 연사로 나서는 것으로 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나토와 미국·유럽 기반의 싱크탱크가 공동 주최하는 포럼으로 한국 대통령이 연사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러북을 겨냥해 “강압을 통한 현상 변경 시도를 차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동맹과 우방국들이 압도적인 힘을 갖추고 단결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한미일 협력, 나토 회원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러의 불법적 군사·경제 협력을 무력화하고 차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박 2일간의 워싱턴DC 순방 일정에서 10개 안팎의 양자회담을 열고 러북 공조 대응 방침을 재확인하는 데 할애했다. 한국 등 IP4 국가들의 러북 규탄은 나토 회원국들이 10일(현지 시간)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을 통해 러북의 미사일 거래를 규탄한 뒤 나왔다.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러북의 관계 심화를 큰 우려를 갖고 주목하고 있다”며 “북한과 이란이 탄약과 무인기(UAV) 등 직접적인 군사적 지원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행위가) 유럽·대서양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한다”고 비판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또 중국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을 돕는 ‘결정적인 조력자’로 칭하며 중국의 지원 때문에 러시아가 이웃과 유럽·대서양 안보에 가하는 위협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유럽 국가들이 다수인 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을 공식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이번 나토의 입장에 대해 “냉전적 사고방식과 호전적 언사로 가득하고 중국 관련 내용은 도발·거짓말·선동·먹칠로 가득 차 있다”며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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