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2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는 강력한 주주 환원 정책을 추진한다. 저수익 자산과 사업을 매각해 자본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도 나선다. 다만 지속되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은 목표치를 축소하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포스코홀딩스는 1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제3회 포스코그룹 2차전지 소재 사업 밸류데이’를 개최하고 ‘기업가치 제고 전략 방향’과 ‘2차전지 소재 사업 고도화 전략’을 발표했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전략기획총괄)은 “철강과 2차전지 소재 사업에 그룹의 자원과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성장 투자, 저수익 자산 조정 등 자본 효율성 개선과 함께 향후 3년간 교환사채 예탁분을 제외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주주 환원을 목적으로 보유한 자사주 10% 중 교환사채 발행에 따른 의무 예탁분 4%(345만 주)를 제외한 6%(525만 주)를 2026년까지 전량 소각한다. 이날 종가 기준 약 1조 9800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추가로 1000억 원 수준의 자사주를 신규 매입해 즉시 소각하기로 이사회 의결했다. 향후 주주가치 제고 목적의 신규 취득 자사주는 임직원 활용 외 즉시 전량 소각한다.
포스코그룹은 자본 효율성 제고를 위해 보유한 금융·부동산 등의 자산과 일부 사업도 구조조정한다. 전략에 맞지 않거나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불용 자산 등에 관한 120개의 구조 개편 계획을 확정했다.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구조 개편 대상의 97% 이상을 완료해 약 2조 6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성장을 위한 핵심 사업 재투자 및 주주 환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는 매출 목표치를 낮췄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3조 4000억 원)의 3배가 넘는 11조 원의 매출을 2026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발표한 전망치 ‘2025년까지 16조 원’과 비교하면 시점은 1년 연장하면서 목표 금액은 5조 원 축소했다. 캐즘에 대응한 속도 조절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소재 사업의 경우 그룹의 양대 축으로 삼은 만큼 적극적인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 강조했다. 2026년까지 리튬 9.6만 톤, 니켈 4.8만 톤, 양극재 39.5만 톤, 음극재는 11.4만 톤까지 확대한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부사장(2차전지소재총괄)은 “2차전지의 풀 밸류체인 완성, 차세대 전지 소재 시장 선점을 통해 캐즘을 돌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올해를 2차전지 소재의 모든 공급 체계를 본격 가동하는 원년으로 삼고 고객 맞춤형 통합 솔루션 제공에 나서기로 했다. 염호·광산 등 리튬 우량 자원을 확보하고 글로벌 무역 규제에 대비해 국내에서 제련·정제를 마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적격 니켈 제품을 생산한다.
양극재는 고객 다변화 및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노린다. 음극재는 천연·인조·실리콘계 등 음극재의 풀 라인업을 더 강화한다. 차세대 전지 소재 시장 선점을 위해 포스코그룹은 고객사 전고체 전지 상용화 계획과 연계해 전고체 전지 3대 핵심 구성 요소인 양극재,고체 전해질, 리튬메탈 음극재를 모두 공급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