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군은 구조조정 中…‘여단’→‘사단’ 중심으로 부대 개편[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미 육군 정원 보다 약 5만명 정도 부족
항공부대, 여단→ 사단급 맞춤형 확대
다영역 전투할 5개 다영역특임단 창설

랜디 조지 미 육군참모총장, EPA연합뉴스

‘천조국’ 미국이 주력 군인 육군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테러와의 전쟁 때 전 세계 어느 곳이라도 재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여단 중심으로 탈바꿈했지만 사단 중심으로 돌아가려 한다. 특히 미 육군은 5년 내로 정원 2만4000여 명을 감축한다. 대(對)테러부대 등은 축소하고 사이버전과 장거리 정밀타격 부대 등은 늘려 미래 전쟁 대비를 위한 전력 구조 개편에 착수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강대국과 무력분쟁을 대비하는 차원이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이 평가다.


미 육군은 올해 연초 발표한 ‘육군 전력 구조 변혁’ 백서에 따르면 2029 회계연도까지 육군 정원을 현재의 49만4000명에서 47만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정원의 약 5%에 해당하는 2만4000명을 감축하는 것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끝낸 뒤 유지 필요성이 줄어든 특수부대 약 3000명이 감축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 육군은 법적으로 허용된 최대 병력 규모를 의미하는 정원을 줄일 뿐 실제 군인 숫자를 감소하는 게 아니라고 밝혔다. 미 육군은 최근 계속된 모병난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한 탓에 현재 현역 육군은 44만5000명 수준이다. 정원 49만4000명보다 약 5만명 정도가 부족해 이를 조정하다는 설명이다.


조직도에 부대로 편제돼 있지만 실질 병력이 없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부대 등을 없애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1973년 징병제를 폐지하고 100% 모병제로 전환했지만 제도 변경 50년을 맞는 지난해 경우 사상 최악의 구인난에 직면해 정치권으로부터 질타를 받아왔다.


이에 미 육군은 정원을 줄이지만 오히려 현역 병력은 현재보다 2만명 많은 47만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미래 전장에서 대규모 전투를 하는 데 필요한 분야에서는 정원을 7500명 더 확대할 방침이다. 전장 환경에 맞는 부대로 개편하고 역량을 집중해 전투력을 증강하겠다는 복안이다.


예를 들어 미 육군이 정원을 늘리는 대표 분야로 다영역특임단(Multi-Domain Task Force·MDTF) 5개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美 ‘M1301’ 보병분대차량. 사진 제공=미 육군

다영역은 공중·지상·해상·우주·사이버 등 전투가 이뤄지는 여러 영역을 의미한다. 다영역특임단은 이들 영역에서 사이버전을 비롯해 전자전, 정보전, 장거리 정밀타격을 포함한 살상·비살상 능력을 활용해서 적을 제압하는 부대로 꾸리겠다는 것이다. 특정 전구에 특화된 기동부대로 미 군은 현재 3개의 MDTF를 이미 창설했다.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5개 MDTF를 전부 창설하면 3개는 미태평양육군 소속으로 두고 1개는 미유럽·아프리카육군 예하에 둔다. 나머지 1개는 미중부사령부 작전구역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미 육군은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미 육군은 방공부대 강화에 나선다. 육군은 순항미사일, 무인기, 로켓, 대포, 박격포 공격을 단거리와 중거리에서 방어하는 간접화력방어역량(IFPC) 대대를 4개 추가로 신설한다. IFPC 대대에 9개의 대(對)무인기 포대를 배치한다. 또 무인기, 회전익과 고정익 항공기 위협을 저고도에서 대응할 수 있는 기동 단거리 방공체계(M-SHORAD) 대대 4개를 추가 설치한다.


이를 통해 미 육군은 적을 제압하기 위한 작전에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고도로 정교한 첨단 장비와 능숙한 장병들을 대규모 전투 작전에 투입하는 형태로 육군 조직을 개편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ABC뉴스는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20여년간 대테러전을 하면서 특수부대 규모를 키웠지만 이제 군이 중국과 러시아 같은 강대국과 전투력 경쟁 그리고 이란과 북한 등의 위협에 더 집중하려고 부대개편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무인기를 상대할 방공체계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도 전력구조 개편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미군이 대규모 전투로 초점을 전환하는 가운데서도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이 계속되고 있어 육군이 앞으로 수년간은 대규모 전투와 대테러전 둘 이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능력과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육군이 항공 수송 능력 강화를 위해 도입할 ‘CH-47F 블록-Ⅱ’. 사진 제공=미 보잉社

미 육군은 특히 미 육군이 항공부대를 재설계한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용하던 모듈식 항공여단에서 특정 사단에 맞게 부대를 조정할 계획이다. 현재 미 육군의 항공부대는 2000년대 초반 모듈식으로 구성된 전투항공여단(CAB) 형태다. 각 CAB들은 유사한 구성을 하고 있다. 이번 항공부대 개편을 통해 미 육군은 다시 사단 중심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경보병 사단은 기동성에 더 의존하기 때문에 병사들을 신속하게 이동하고 위치를 변경해기 위해 UH-60 블랙호크를 더 많이 배치하고 기계화 사단의 경우 블랙호크 대신 살상력을 갖춘 공격헬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꾸준이 제기됐다. 미 육군이 이를 수용해 항공부대 개편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101 공수사단의 경우 기동성과 공중 강습 능력에 도움을 주기 위해 CH-47F 치누크 대형 헬기를 추가로 편성하고 있다.


이에 미 육군은 최근 부대진단에 대해 종합 분석 결과를 내놓고 중(重)전투항공여단 8개와 경전투항공여단 4개를 추진 중이다. 전구 지원 능력을 전담할 중전투항공여단은 제1기병사단 CAB, 제1, 2, 3, 4 보병사단 CAB, 제16 전투항공여단 그리고 제12 전투항공여단이 될 예정이다.


여기에 3개 경전투항공여단은 3개 경항공대는 제10 산악사단 CAB, 제25 보병사단 CAB, 제82 공수사단 소속으로 재편하고 공중강습 CAB는 제101공수사단 소속이 될 계획이다. 다만 CAB 전환은 2024년부터 시작해 2029년년 가을까지 진행한다.


이와 관련, 미 육군은 올해 초 차세대 미래 공격정찰 헬기(FARA) 취소 등을 포함한 항공력 재편의 일환으로 당초 계획에는 없었던 보잉 ‘CH-47F 블록-Ⅱ’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처음 생산된 CH-47F 블록-Ⅱ가 첫 비행을 마쳤다. 조만간 미 육군에 인도돼 실전 배치된다. 이를 위해 미 육군은 특수전용 ‘MH-47G 블록-Ⅰ’ 69대와 ‘CH-47F 블록-Ⅰ’ 465대 등 총 534대를 개수하거나 교체해 미 육군의 항공력 증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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