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공사들, 올여름 휴가철 '큰일'이라는데…

악천후·교통량 증가에 인력부족
7월 첫주 '정시 출발' 항공 절반
6월 승객 지연 시간 총470만분


올여름 휴가철 악천후에 항공편 급증, 인력 부족 등이 겹쳐 유럽 공항의 대규모 비행 지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유럽 지역의 영공과 항공 내비게이션 제공업체들을 관리하는 유로컨트롤에 따르면 7월 첫주 유럽에서 정시에 출발한 항공편은 56%에 불과했다. 기상 문제와 항공교통 제한이 겹치면서 정시 운항률은 크게 떨어졌다.


지난달 승객들이 겪은 누적 비행 지연 시간은 총 470만 분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0% 증가했다.


비행 지연 증가는 항공사들이 이미 혼잡한 하늘에 더 많은 비행기를 투입하면서 가속화하고 있다. 유로컨트롤에 따르면 6월 유럽의 일일 평균 항공편 수는 3만3671편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이후 여행 붐으로 인한 수요 증가에 대응해 공급을 늘린 결과다.


악천후, 관제사 부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유럽 영공 일부 폐쇄 등에 더해 항공편이 늘어나면서 유럽 영공과 항공교통관제 네트워크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유로컨트롤은 “2024년 여름은 강한 교통량 증가와 네트워크 포화, 악천후가 겹쳐 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교통관제기관(ATC) 인력 부족도 이런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재정 부족에 따른 훈련 및 인력 채용이 지연되면서 관제사 부족과 비행 지연의 악순환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국제항공교통관제사연합의 프레데릭 들로 유럽 담당 부회장은 지난 1년간 관제사 채용이 있었지만 “올여름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계속 안전제일을 강조하지만, 많은 관제사들이 일부 국가에서 한 달에 최대 28일까지 초과 근무를 하며 여전히 “한계와 피로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악순환을 멈추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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