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진 이재용 "승부근성·절박함으로 역사 만들자"

印서 재계 인맥 쌓고 임직원 간담
14억명 거대 IT시장 중요성 강조

이재용(뒷줄 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13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13일(현지 시간) 인도 최대 경제도시 뭄바이에서 현지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치열한 승부 근성과 절박함으로 역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 최대 갑부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를 방문했으며 14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인도는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 속에 중국의 뒤를 잇는 전 세계 최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중국과 달리 25세 이하 인구 비중이 40%를 넘길 정도로 청년층이 많고 최근 1인당 소득도 증가하면서 스마트폰·가전 등에서 핵심 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여기에 이공계 우수 인재도 많아 삼성 입장에서 절대 내줄 수 없는 시장이다. 이 회장이 현지 임직원들에게 인도 시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승부 근성을 보여달라고 주문한 셈이다.


이 회장이 이번 발언을 통해 치열한 반도체·스마트폰·가전 등 주요 사업부 임원들을 대상으로 우회적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달 초 미국 출장 때도 현지 임직원들에게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며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과거에는 기술적 초격차를 강조하는 현장 발언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절박한 위기 의식을 요구하는 발언들이 늘어났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올 들어 깜짝 분기 실적을 내면서 겉으로 보기에는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만 사상 첫 파업이 벌어지고 일부 제품에서 격차 회복이 지연되는 등 내부적 긴장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게 삼성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4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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