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내수 부진에 지난달 폐업한 1인 자영업자 수가 13만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사를 접은 소상공인 가운데 새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도 23%나 증가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425만 3000명으로 1년 전 대비 3.1%(13만 5000명) 감소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 상황에 따라 자영업자들이 ‘고용원 있음’과 ‘고용원 없음’을 넘나들기도 해 통계 해석을 유의해야 한다”면서도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다 보니 자영업자를 비롯한 취업 실적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폐업을 선택한 자영업자조차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실업자(91만 8000명)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한 사람의 비율은 월평균 2만 5713명이었다. 1년 전(2만 895명)에 비해 23.1% 늘었다.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였다가 실업자가 된 인구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비율은 80%(2만 17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사업을 접는 사업자 수가 늘면서 폐업자 수도 급증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0년 89만 5000명, 2021년 88만 5000명, 2022년 86만 7000명 등으로 완화되는 추세를 보이던 폐업자 수는 지난해 98만 6000명으로 급증했다. 폐업 원인으로 사업 부진을 꼽은 이들도 2022년 40만 6000명에서 지난해 48만 2000명으로 17.9% 불어났다. 업종별로 살펴봐도 국내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소매업(27만 6535명) △서비스업(21만 7821명) △음식업(15만 8279명) △도매업(5만 7752명)에 폐업이 집중됐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소상공인 사업장 역시 양극화 심화로 장사가 잘되는 곳은 잘되지만 안되는 곳은 버티다 못해 결국 폐업한다”며 “소상공인이 취약계층·극빈층으로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