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마초 기업, 나스닥 IPO 시동

美 규제 완화 틈타 자금조달

사진=이미지투데이

유럽 대마초(마리화나) 기업들이 미국의 대마초 규제 완화를 기회 삼아 미국 나스닥 상장에 시동을 걸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 시간) 영국 의료용 대마초 유통 업체 그로우그룹이 내년 1분기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장 후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는 1억 파운드(약 1794억 원) 규모다. 벤자민 랭글리 그로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6~9개월간 부정적인 인식과 위험 회피 심리로 인해 대마초에 대한 투자 자금이 완전히 끊겼었다”며 “그러나 시장은 개선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로우그룹은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시도했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


최근 나스닥 상장에 관심을 보이는 유럽 대마초 업체는 그로우그룹뿐만이 아니다. 포르투갈 의료용 대마초 유통 업체 소마이제약도 나스닥 상장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마이클 사사노 소마이제약 CEO는 “나스닥 IPO를 통해 기업가치가 2억 5000만 유로(약 2766억 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마이제약은 이후 런던증권거래소나 토론토증권거래소에 2차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영국과 독일에 기반을 둔 의료용 대마초 제조·유통 업체인 웰포드메디컬 역시 나스닥 상장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 이어 미국도 대마초 규제를 완화하면서 그간 리스크가 큰 분야로 여겨지던 대마초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법무부는 5월 대마초의 규제 등급을 기존 1등급에서 3등급으로 낮추기 위한 규칙 제정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1등급 물질은 중독 및 남용 위험이 커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없으며 헤로인·리서직산디에틸아마이드(LSD)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 3등급 약물은 의료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독일 정부의 경우 앞선 4월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했다. FT는 “미국 마약단속국(DEA)이 대마초 등급을 재분류하면 최대 70%에 달하는 대마초 업체들의 유효세율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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