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준길 뉴로핏 대표 "中합작사 설립 추진… 로슈진단과 협력 가속화"

■해외시장 넓히는 의료 AI <7>뉴로핏
치매약 특화 솔루션, 세계 최초 FDA 허가 예상
中 품목허가 추진, 日 급여 적용 등 亞시장 확대
이미징 CRO 사업서도 아리바이오 등 협력 순항

빈준길 뉴로핏 대표가 15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뉴로핏


“레켐비 등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출시되면서 뇌 정량 분석 기술이 필수인 시대가 됐습니다. 뉴로핏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세계 최초로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분석 솔루션을 모두 허가 받은 기업입니다. 최근 패러다임 변화는 뉴로핏이 빅파마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빈준길 뉴로핏 대표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특화된 종합 분석 솔루션 ‘뉴로핏 아쿠아AD’ 시제품을 지난해부터 학회에서 선보이고 있는데 출시 전부터 사용하고 싶어하는 기관들이 다수 접촉해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투약하면 뇌 부종이나 뇌 미세혈관출혈 등 아리아(ARIA)라고 부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빈 대표는 “부작용이 생겼을 때 투약을 중단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뇌 영상을 정확하게 판독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해외 경쟁사들이 레켐비 출시 이후 뒤늦게 PET 영상 분석 제품 개발에 뛰어든 반면 뉴로핏은 이미 FDA 허가까지 받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를 중심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이 개화하고 있는 점은 뉴로핏에 더 큰 기회가 되고 있다. 미국 외에 레켐비가 출시된 곳은 한국·중국·일본 등 모두 아시아 국가다. 빈 대표는 “그동안 해외 경쟁사들은 아시아에 주목하지 않아 데이터가 없지만 뉴로핏은 한국에서 시작해 다량의 아시아인 데이터는 물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유럽인 데이터도 보유했다”며 “아시아인을 분석할 수 있는 데다 내년 중 치매 치료제 종합 솔루션인 아쿠아 AD가 세계 최초로 FDA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 경쟁사를 앞서나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뉴로핏은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아시아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빈 대표는 “곧 중국 파트너사와 PET 영상 분석 솔루션 ‘뉴로핏 스케일 펫’ 판매 계약을 체결해 내년까지 매년 25개씩 선구매를 진행한다”며 “파트너사 도움을 받아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내후년에는 중국 현지에서 품목허가까지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뉴로핏 아쿠아와 뉴로핏 스케일 펫은 최근 일본에서 건강보험 급여 가산 수가 제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뉴로핏이 해외에서 보험 급여 적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신약을 개발 중인 글로벌 빅파마들도 뉴로핏에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 빈 대표는“한 빅파마 기업은 보유한 데이터를 제공해 뉴로핏이 관련 기능을 개발하도록 논의 중이고 또 다른 빅파마는 자사 기준대로 PET 영상 분석을 할 수 있는지 문의해오는 등 실질적인 연구개발(R&D)이 진행 중”이라며 “빅파마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선제 확보하는 것만으로 도움이 되지만 데이터를 활용한 솔루션을 개발했을 때 지적재산권 수익 분배, 신약 허가 이후 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사업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로핏은 로슈그룹의 진단사업부인 로슈진단의 파트너사로도 유명하다. 빈 대표는 “뇌 영상 분석은 현재 상태를 눈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인이 무엇인지까지 설명해주지는 않는다”며 “앞으로 알츠하이머 진단 시장에서는 로슈진단이 보유한 혈액 진단 기술과 뉴로핏의 영상 분석을 종합 활용하는 방식이 중요해질 것이고, 지금은 양사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검증하는 단계”라고 소개했다. 가령 요추(허리뼈)에 바늘을 찔러야 해 침습적인 검사로 꼽히는 뇌척수액 검사가 꼭 필요한지 MRI 영상 분석으로 사전에 가늠해볼 수 있다.


로슈를 비롯한 신약 개발 기업과 임상 과정에서 협력하는 이미징 임상시험수탁(CRO) 사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 뉴로핏은 아리바이오의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 글로벌 임상 3상에 참여해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빈 대표는 “글로벌 임상 3상에 참여하는 건 엄청난 의미인데 국내 기업과의 협력이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의 판단에 따라 감사하게도 협력이 이뤄졌다”며 “일관된 기준으로 임상 환자를 등록하고 다양한 분석으로 약제 효과를 증명하는 작업이 추후 이미징 CRO 사업 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