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술 사회를 들여다보면 우주개발에서 파생된 분야가 적지 않습니다. 전자·소재·배터리·통신·의약 등 많은 부분이 우주개발 과정에서 시작되거나 발전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우주항공청을 개청하면서 본격적으로 우주개발에 뛰어들었는데 우주 관련 스타트업 창업 등 경제적인 효과도 기대됩니다.”
김민석(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상근부회장은 1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구를 벗어난 행성 문명 단계에 들어선 우리 인류는 지금 제2문명 입구에 섰다”며 “이제 우주산업혁명이 시작됐기에 우주는 새로운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군사 전문 기자와 국방부 대변인 출신으로 지난해 3월 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취임했다. 1992년 설립된 협회는 항공 산업 육성 및 제도적 지원을 위한 사단법인으로 대한항공·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우주개발 산업에 도전하는 대기업·중소기업·중견기업·스타트업 등 133개 회원사로 구성됐다.
한국의 우주항공 산업과 관련해 김 부회장은 “55년 전 달에 다녀온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항공 분야 70년, 우주 분야는 40년 정도 늦게 출발했지만 정부와 연구기관·기업·과학자들의 노력으로 격차를 많이 줄였다”면서 “그러나 갈수록 격차가 좁혀지기보다는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우주항공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 등 민간 부문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미국의 우주항공 산업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주축이 돼 출발했는데 지금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 민간기업의 참여로 발전 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라면서 “우리나라도 우주개발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민간 부문의 의지와 창발력이 중요한데 마침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할 우주항공청이 개청해 어느 때보다 여건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젊은 엔지니어와 창업 의욕, 대기업의 투자 증대가 절실한 시점”이라면서 “미국인들의 관심이 나사와 스페이스X가 우주개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원동력이 됐다는 게 중요한 사실”이라며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우주항공청 출범으로 과학계 및 우주항공 업계에서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특히 창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평소 젊은 기업인들을 자주 만나려고 노력한다는 김 부회장은 그들의 열정을 높이 평가하면서 전문성과 국제화 등 우주항공 스타트업이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김 부회장은 “최근 재활용 중소형 발사체 시장에서 정보통신 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있고 앞으로 우주항공 산업과 관련된 창업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우주항공 산업에 관심이 있다면 미국과 유럽·일본 등 우주항공 선진국에서 첨단기술을 습득하고 자본 조달이 용이한 해외 자본시장에 접근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그는 군사 전문가 출신답게 군사적 영역으로서 우주에 대한 준비와 연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사의 영역이 지상과 바다·공중을 넘어 우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2019년 12월 우주군을 창설하는 등 선진국은 우주 전쟁을 대비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우리나라가 우주에서 군사적 작전 능력을 높이면 대북 우위도 장담할 수 있는데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우주에서의 분쟁 가능성에 대비해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며 “군사적인 부분도 우주항공청을 비롯해 민간기업과 협조하면서 발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