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년 만의 승리, 이제는 상승세 이어갈 것’ - 서한 GP 김중군

5년 만에 포디엄 정상 오른 서한 GP 김중군
예선부터 우수한 기록으로 결승 기대감 더해

서한 GP 김중군이 결승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학수 기자



역대 최다 관람객, 3만 1,558명 앞에서 펼쳐진 슈퍼 6000 클래스 결승 레이스에서는 예선부터 뛰어난 주행을 선보였던 서한 GP의 김중군은 물론이고 정의철(서한 GP), 그리고 오네 레이싱의 오한솔이 포디엄에 올랐다.

5년 만에 포디엄 정상에 오른 김중군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슈퍼레이스 결승 레이스 시작 장면. 김학수 기자

Q 포디엄 정상에 무척 오랜만에 오른 것 같다.

김중군(이하 김): 솔직히 말해서 체커를 받은 후에 5년 만에 우승이라는 소리를 듣고 ‘벌써 이렇게 오래됐나?’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긴장이 풀리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사실 체커를 받는 순간까지도 무척 긴장을 했다. 정의철 선수의 추격도 거센 편이었지만 이전에도 체커를 앞두고 차량 문제로 인해 코스 위에 멈췄던 적이 있었던 만큼 심리적으로 무척 초조했던 것 같다.

적어도 내 실수로 인해 승리를 놓칠 일이 없도록 심혈을 기울이며 레이스를 이어갔다.


슈퍼 6000 클래스는 시작부터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김학수 기자

Q 선두로 시작해 폴 투 윈을 달성했는데?

김: 사실 결승 레이스 초반부터 무척 힘들었다.

팀메이트라고는 하지만 언제나 경쟁을 하는 정의철 선수의 스타트가 정말 빨랐고, 몇 차레 추월 위기도 있었다. 이후 선두를 지키며 경기를 이어갔지만 또 세이프티카 상황이 발령되며 또 다른 어려움이 이어지며 정말 힘든 레이스였다.

초반부터 세이프티카 상황이 발생될 때까지도 정의철 선수와 거의 붙어 달렸고, 그 이후 체커의 순간까지도 같이 달린 만큼 정말 힘든 레이스가 되었던 것 같다. 게다가 세이프티카 상황이 해제될 때에도 정의철 선수의 추격이 무척 강렬했다.

그나마 다행이라 한다면 스타트 직후, 그리고 세이프티카 상황이 해제된 직후의 위기를 극복한 후에는 내가 원해는 대로 레이스를 운영할 수 있어서 그나마 심적으로 편한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결승 그리드에 선 서한 GP 김중군. 김학수 기자

Q 오늘 경기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였을까?

김: 앞서 말한 것처럼 스타트 직후였다. 사실 내 나름대로는 스타트가 나쁘지 않았다 생각했는데 정의철 선수가 정말 빠른 스타트로 바로 옆에 붙으며 1번 코너부터 위기가 있었다.

아직 내 레이스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는데 정말 매섭게 달리는 정의철 선수에 압박을 느끼며 초반을 버틴 것 같다. 이후 레이스 페이스가 올라오면서 레이스를 이끌 수 있었던 것 같다.


서한 GP 김중군이 어둠 속을 달리고 있다. 김학수 기자

Q 오늘 레이스를 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일까?

김: 실수를 줄이는 것에 집중했다. 아무래도 노폭이 좁고 시야가 좁은 레이스 컨디션인 만큼 ‘다른 선수와의 사고’ 보다는 ‘개인의 실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 주행을 하는 내내 와이드런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섰고, 코스 후반 부분에 더욱 어두워지는 곳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유의했다. 이러한 전략이 유효했는지 마지막까지 순위를 지킬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다. 예선을 하며 랩 타임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어서 내심 CJ대한통운 패스티스트 랩 어워드에도 욕심이 있었는데 그걸 놓치게 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인 것 같다.


서한 GP 정의철(왼쪽)과 김중군(오른쪽). 김학수 기자

Q 오늘 넥센타이어의 확실한 우위를 이끌었다.

김: 오늘의 안정적인 레이스, 그리고 승리는 넥센타이어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경기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퍼포먼스를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라 레이스 운영에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

나 외에도 우리 서한 GP는 물론이고 넥센타이어를 사용하는 오네 레이싱, 원 레이싱의 선수들 역시 전체적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 같다. 넥센타이어에 노력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붉게 달궈진 레이스카의 브레이크. 김학수 기자

작년에도 함께 합을 이루며 타이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머쥐었고, 올해의 새로운 경쟁 구도에서도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넥센타이어와 함께 꾸준한 발전과 도약을 이어가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도, 넥센타이어 역시 여기에 안주하지 않는다. 훗날 다른 제조사들이 참전할 때에도 여전히 넥센타이어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또 함께 발전하는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


포디엄에 오른 정의철(왼쪽)과 김중군(오른쪽). 김학수 기자

Q 시리즈 포인트의 경쟁 열기가 더욱 심화됐다.

김: 사실 장현진 선수가 3연승을 하며 포인트를 많이 챙긴 상태다. 그러나 아직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고, 챔피언 외에도 종합 2위의 자리 역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정의철 선수와 꾸준한 경쟁을 이어갈 것 같다.

어떤 순위, 어떤 자리가 되더라도 팀 내부의 경쟁은 물론, 다른 팀의 선수들과의 경쟁에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슈퍼 6000 클래스 결승 후반, 세이프티카 상황이 발생했다. 김학수 기자

Q 이번 경기 우승으로 인해 핸디캡 웨이트가 더해진다.

김: 많은 분들이 핸디캡 웨이트를 걱정해주시는 건 알고 있다. 그런데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인제스피디움에서의 핸디캡 웨이트 50kg는 충분히 감안하고, 감수하면서도 승부할 수 있는 컨디션이라 생각한다.

다음 경기의 포디엄 정상을 차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상위권, 그리고 나아가 포디엄 피니시는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한다. 나와 팀을 믿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결승 레이스를 마친 서한 GP 김중군. 김학수 기자

Q 5년 만의 승리에 대한 또 다른 감상이 있을까?

김: 솔직히 말해 팀과 동료들, 그리고 주변의 관계자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미안함이 공존하는 것 같다. 어떻게 본다면 ‘부진이 길었다’고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망하고 싶지 않다.

오늘 이렇게 포디엄 정상에 올랐기에 지난 아쉬움을 잊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는 더 자주 포디엄에 오르는 선수로 변할 것을 약속하고 싶다.


결승 레이스를 이끌고 있는 서한 GP 김중군(오른쪽)과 정의철(왼쪽). 김학수 기자

Q 승리를 축하해준 관람객, 팬 여러분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김: 용인에서, 그리고 최근 슈퍼레이스에서 많은 관람객, 팬분들을 앞에 서면 ‘프로 스포츠’라는 것을 한 번 더 상기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꼭 포디엄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이뤄냈다.

그 동안 개인적으로 승리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언급하지 않은 편이었지만 프로 무대에 나서고 있는 레이서인 만큼 슈퍼레이스, 그리고 오늘 같은 수 많은 관람객 앞에서 승리를 거머쥐는 건 ‘모두의 꿈’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찾은 3만 1,558명의 관람객들. 김학수 기자

관람객, 팬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슈퍼레이스의 모든 선수들이 더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한계를 웃도는 주행을 펼칠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더운 날,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올 시즌, 네 번의 레이스가 남아 있는 더 좋은 모습으로 응원과 격려에 보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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