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빌라관리사무소’ 운영이라는 실험을 시작한 서울 강북구가 사업을 확대한다. 빌라관리사무소는 구가 직영으로 빌라들의 공동시설 관리, 청소, 순찰, 주차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관리 주체가 없어 주민 간 갈등이 잦은 빌라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됐다. 구는 번1동부터 시작한 사업을 이번에 수유2동과 미아·송중동에도 적용한 후 모든 동으로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
구는 수유2동과 미아·송중동의 빌라관리사무소 시범 운영을 마치고 11~12일에 공식 개소식을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사무소가 담당하는 규모는 수유2동의 광산사거리~4·19 민주묘지역 일대 약 26만㎡의 2949가구, 미아·송중동의 경우 미아동 258일대 약 15만㎡의 2687가구다. 구는 구역 내 사무소를 배치하고 빌라관리매니저도 3명씩 고용했다. 매니저들은 빌라 주변 청소, 쓰레기 무단 투기 및 무단 주차 구청 신고, 빌라 공용부 관리 등 업무를 수행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빌라 밀집 지역에 적용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빌라관리사무소는 구의 전체 주택 중 빌라 비중이 46%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이순희 구청장이 취임 전부터 구상한 사업이다. 지금도 빌라 관리 사설 업체가 있긴 하지만 비용이 드는 데다가 계약 여부에 대한 주민 의견을 모으는 데도 한계가 있다. 반면 구의 빌라관리사무소는 전액 구비로 운영할 뿐 아니라 구의 공동주택지원사업과 연계해 빌라 공용부 옥상 방수, 도색 등을 쉽게 진행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강북구는 어르신 1인 가구가 많다”며 “관리매니저들이 집 전등 교체 등을 도와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가 지난해 3월 번1동(694가구)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한 결과 상습적인 쓰레기 투기 장소가 사라지고 거리가 깨끗해지는 등 효과가 나타났다. 주민 만족도 조사에서도 만족도가 94%로 높게 나타났다. 사업 구역을 확대해 달라는 주민 요청이 많아지자 구는 올해 3월 공모를 통해 미아·송중동과 수유2동을 선정했다. 번1동, 미아·송중동, 수유2동 등 3개 권역의 빌라관리사무소 운영에 올해 투입된 예산은 총 2억 5000만 원이다.
구는 이번 사업구역 확대와 함께 △재활용수거함 설치 지원 △무단투기 단속 CCTV 설치 △공중화장실 몰래카메라 탐지 △빌라관리사무소 골목 안심벨 설치 등 사업을 보완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임기 내 전 동으로 빌라관리사무소를 확대할 것”이라며 “아파트에 살지 않아도 누구나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