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으로 적립된 공무원의 항공사 마일리지가 앞으로 취약계층 지원에 쓰인다. 지난해 기준 유효기간 만료·공무원 퇴직 등 사유로 사용되지 못한 공적 마일리지 가치는 15억원에 육박했다.
1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이같은 ‘공적 항공 마일리지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인사혁신처와 243개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했다. 권익위는 유효기간 만료가 임박했거나 퇴직이 예정된 공무원이 보유한 마일리지를 소속기관에서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이런 마일리지는 항공사 마일리지몰에서 물품을 구매해 소속기관 명의로 사회복지시설 등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식으로 활용하라고 했다.
현행 공무원 여비규정 등에 따르면 공무 수행에 따른 항공기 이용으로 적립되는 항공 마일리지는 우선적으로 공무 출장 시 항공권 구입이나 좌석 승급에 활용하도록 돼 있다. 다만 공적 항공 마일리지 보유 규모가 항공권 구매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고 공무원 개인별로 보유 마일리지 편차가 커 활용이 어렵단 지적이 계속 나왔다.
권익위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49개 중앙행정기관과 243개 지방자치단체에서 2023년 한 해 동안 유효기간 만료로 소멸된 마일리지는 약 3500만마일리지로 집계됐다. 또 공적 마일리지를 보유한 공무원이 퇴직하면서 활용되지 못한 마일리지가 약 3900만마일 수준이었다. 퇴직한 공무원은 공적 마일리지를 개인적으로 활용해도 정부가 제재할 수 없다. 1마일리지당 가치는 20원 정도로, 단순 계산하면 총 14억8000만원 상당 항공 마일리지가 활용되지 못한 채 사라진 셈이다.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은 이번 제도 개선에 대해 “정부 예산으로 적립된 마일리지가 누수되는 것을 방지하면서 동시에 이를 재원으로 해 취약계층 지원 활동에 활용하는 체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