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결함을 제조사가 입증해야 하다는 내용의 ‘도현이법’(제조물 책임법 일부법률개정안)이 국민동의 재청원에서 9만명의 동의를 받으며 종료됐다.
17일 국회 국민동의 게시판 등에 따르면 이도현군의 아버지 이상훈씨가 지난달 14일 올린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시 입증책임 전환을 위한 제조물 책임법 개정에 관한 청원'이 동의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9만126명의 동의를 얻어 청원 성립 요건(5만 명)을 충족시켰다.
이번 입법 청원은 2022년 12월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로 당시 12세였던 이도현 군이 숨진 것을 계기로 진행됐다.
현재까지 차량 급발진과 관련한 소송에서 소비자가 제조사를 상대로 승소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현행 제조물책임법상 소비자가 차량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조물책임법 제3조의 2는 ‘피해자가 △제조물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피해자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 △손해가 제조업자의 실질적인 지배영역에 속한 원인으로부터 초래됐다는 사실 △손해가 해당 제조물의 결함 없이는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 등을 증명한 경우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소비자가 자동차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할 때 사고 원인을 입증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자동차의 특성상 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이 제조물의 결함을 규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지난 16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조물 책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 15일에는 정준호 민주당 의원도 급발진 의심 사고 결함 원인의 입증 책임을 제조사로 전환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