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산하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17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고문헌 및 국가지정문화재 등의 수리 복원, 보관 현장을 전격 공개했다.
관악구 서울대에 위치한 규장각은 현재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일성록 등을 비롯한 6종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과 8종의 국보, 30종의 보물 등을 소유하고 있다. 이 밖에 고도서와 고문서, 책판 등을 포함하면 소장 자료만 총 30만여 점에 달한다.
이날 찾은 규장각에서는 보존 처리 전문 직원들의 승정원일기 수리 복원 작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습기와 해충 등으로 손상된 자료는 한 장 한 장 장인의 손길을 거쳐 원본과 동일한 재료와 방법으로 재탄생한다. 규장각 관계자는 “훼손 정도가 심각한 경우에는 하루 종일 최대 1~2장밖에 복원하지 못할 만큼 세밀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복원된 국가지정문화재는 130점, 고문헌은 381점에 달한다.
수리 복원을 마친 자료들은 24시간 일정 온습도를 유지하는 서고로 옮겨져 보관된다. 특히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경우에는 국내 오동나무로 특별 제작된 전용 상자에 담아 보관한다. 이 밖에 습도 변동에 대비해 서고 출입 인원을 최대 5명 이내로 엄격히 제한하거나 관외 대출 시 소독·충해 절차를 거치는 등 철저한 원본 보관 체계가 갖춰져 있다.
규장각은 주기적인 전시회와 사료 디지털화 등을 통해 기록 문화재를 대중에 공개하기도 한다. 올해 1월부터 다음 달 16일까지는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한 특별전을 열어 소장한 세계기록유산 6종을 선보인다.
정긍식 규장각한국학연구원장은 “규장각은 한국학 종합 연구기관의 역할을 하는 한편 한류에 발맞춰 소장 자료에 기반한 문화 콘텐츠도 꾸준히 창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사료 속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