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이 코너로 몰리는 형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산에 최고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중국 성장률이 반 토막 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부진한 경제성장을 만회하기 위해 외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중국이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성장 엔진이 꺼지고 있다는 지적 속에 18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외국인 투자 환경을 개선할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17일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3중전회는 중국의 경제·사회 발전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외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또 3중전회에서 개혁을 전면적으로 심화하고 중국 현대화를 촉진하며 기업 환경을 최적화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핵심 현안에 초점을 맞췄다고 환구시보는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이 중국을 향해 디커플링(공급망 배제)의 수위를 높일 때도 중국은 해외 개방의 문을 넓혀 왔다고 강조해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여러 차례 “중국의 개방의 문은 더 넓게 열릴 뿐이며, 결코 닫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중국의 올해 상반기 해외투자 유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1%나 급감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우려되고 외자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반간첩법 시행, 미국 등 서방의 대중 수출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며 해외 기업의 중국에 대한 투자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든 국가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물리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산에는 60~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중국산 딱지를 떼려고 인도·베트남·멕시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그만큼 중국에 투자를 줄이는 ‘탈중국’ 행렬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고정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절반 이상 낮아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열리는 3중전회가 외국 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개방을 통해 개혁, 개발 및 혁신을 촉진하는 것을 고수하면서 개방을 더 높은 수준으로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며 “3중전회에서 중국의 세계와의 연결성을 더 높은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세계에 더 많은 기회와 협력을 가져올 것을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중전회 결과를 직접 듣고 중국 최고위급 인사들을 만나기 위해 골드만삭스·스타벅스·나이키·퀄컴·허니웰 등 미국 기업 중역들이 다음 주 중국을 찾는다고 밝혔다. SCMP는 “3중전회 결과가 외국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국 대표단은 왕이 외교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 등 중국 관리들을 만나서 설명을 들으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