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북 봉화군에서 농약 성분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오리고기를 먹고 주민 4명이 중태에 빠진 가운데, 과거 경북에서 발생했던 유사 사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른바 2015년 '농약사이다', 2016년 '농약소주', 2018년 '농약고등어탕' 사건이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2015년 7월14일 경북 상주시 공성면의 한 마을회관에서 농약이 든 사실을 모르고 사이다를 마신 할머니 6명 중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졌다. 범인은 같은 무리에 있었으나 유일하게 사이다를 마시지 않은 90대 박 모 씨였다. 화투 놀이를 하다 피해자들과 다툰 박씨는 이들을 살해할 마음으로 마을회관 냉장고에 있던 사이다에 농약을 넣었다. 그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국내 최고령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이듬해인 2016년엔 '농약 소주 사건' 발생했다. 그해 3월9일 오후 9시40분쯤 경북 청송군의 한 마을회관에서 주민 2명이 농약이 든 소주를 마셨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했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이 사건의 용의자인 70대 A씨는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음독해 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마을 주민과 불화를 겪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포항에서는 지난 2018년 4월21일 '농약 고등어탕'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주민들이 함께 먹을 아침으로 준비된 고등어탕을 미리 맛본 주민 1명이 구토 증상을 보였다. 조사 결과 평소 주민들과 갈등을 빚던 60대 B씨가 고등어탕에 저독성 농약 150ml를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6년이 지난 올해 7월15일 경북 봉화에서 '농약 오리고기'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써 경북에서만 식음료 농약 관련 사건이 4번이나 발생한 셈이다. 지난 15일 경북 봉화군에서 초복을 맞아 식당에서 오리고기를 먹던 주민 4명이 식중독 의심 증세로 쓰러졌다. 이들의 몸속에선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사건 당일 이들을 포함한 경로당 회원 41명은 함께 오리고기를 나눠 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은 모두 60~70대 여성들이고, 여전히 중태이지만 조금씩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오리고기에 농약을 넣었을 것으로 보고 CCTV(폐쇄회로TV) 영상 분석 및 주변인 탐문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