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수주] 폴란드·루마니아 등 원전 추가 수주 기대감 커진다

■탈원전 유턴하는 유럽
伊, 35년만에 원전 확대 공식화
"향후 시장서 韓이 강점 가질 것"

체코 국영 전력회사 CEZ 전경. 연합뉴스

세계 첫 탈원전 국가인 이탈리아가 원자력발전 재도입을 추진하는 것을 포함해 전 세계가 원전을 추가로 지을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수출 기회도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산업 발전으로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값싼 전기’인 원전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체코 원전을 수주한 한국 입장에서는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해 추가 수주의 길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18개국에서 57개의 원전이 신규 건설되고 있다. 건설이 계획된 원전도 16개국 104기에 달한다.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던 유럽 국가들은 원전 확대로 정책 방향을 변경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달 14일 마지막 원전을 폐쇄한 지 35년 만에 ‘원전 유턴’을 공식화했다. 질베르노 피케토 프라틴 이탈리아 환경에너지부 장관은 “청정에너지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에너지가 안정적인 ‘기저 전원’으로서 일정 몫을 담당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태 이후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 방침을 정하고 1990년 마지막 원전을 폐쇄했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비용이 늘며 원전 재도입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영국도 한국전력공사와 웨일스 해안에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올해 1월 기준으로 6GW(기가와트) 규모인 원자력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24GW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담은 ‘민간 원전 확대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는 에너지 안보와 탄소 저감을 위해 원전을 확대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는 2년 전인 2022년 6기의 신규 원전을 2035년까지 건설하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2050년까지 8기를 추가해 총 14기의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시아 국가인 일본 역시 ‘2040 에너지 계획’을 통해 차세대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과 운전 기간 연장에 이어 원전 증설 또한 허용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원전 확대 기조 속에서 한국의 원전 수출 기회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유럽 시장은 탄소 중립 때문에 원전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며 “향후 이 시장의 경쟁에서 한국이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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