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들이 규제 당국의 반(反)독점 규제망을 피하기 위해 유망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대신 인재 및 기술만 영입하는 이른바 ‘편법 인수’에 대해 영국과 미국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16일(현지 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챗봇 개발 스타트업 인플렉션의 공동 설립자와 직원을 영입한 것에 대해 영국 규정에 따른 인수·합병(M&A) 여부를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선 3월 AI 기업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했던 무스타파 술레이만 인플렉션 공동창업자를 자사 AI 사업 최고 책임자로 영입하며 직원 70명 대부분 역시 함께 채용했다.

CMA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같은 조처가 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피하기 위한 편법 인수에 해당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직원 영입이 AI 산업계의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는 인수·합병에 해당하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CMA는 우선 1차 조사에 착수하고 추가 조사의 필요성이 생기면 2차로 본격적인 심층 조사에 들어간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서는 9월 11일까지 심층 조사 착수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CNBC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AI 에이전트 개발 스타트업 어뎁트 간 거래에 대한 비공식 조사에 나섰다. 아마존은 지난달 어뎁트의 최고경영자(CEO)와 직원을 영입하고 어뎁트의 AI 시스템 등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역시 획득했다고 밝혔다. 당시 어뎁트는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며 “아마존과 협약을 통해 AI 에이전트 구축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론 와이든 미국 상원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상원의원 3명은 이달 초 미국 법무부와 FTC에 아마존의 편법 인수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몇몇 기업들이 시장의 주요 부분을 장악하고 혁신에 집중하기보다 다른 이들의 재능을 매수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TC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플렉션 편법 인수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30억 달러 규모를 투자한 오픈AI와의 파트너십과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