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내 1인자인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고령 논란에 휩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ABC뉴스는 17일(현지시간) 슈머 원내대표가 지난 주말 바이든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에서 연임 도전을 끝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하는 편이 국가와 민주당을 위해 더 공헌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바이든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슈머 원내대표는 당초 사퇴 없이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하는 인사 중 하나로 꼽혀왔지만 후보 사퇴론에 가세하면서 사실상 바이든 대통령이 설자리를 잃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대로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동시에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후보자 지명 절차도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지명 절차를 늦출 것을 촉구하는 서안을 회람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민주당 내 바이든 조기 후보 지명을 거부하는 의원들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당 서안에는 지금까지 재러드 허프만, 마이크 레빈 등 20명 이상의 하원의원들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 대선 후보자 지명은 당초 7월 말에서 8월 초로 미뤄질 전망이다. 다만, DNC는 오는 8월 19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전까지 후보 지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들도 늘고 있다.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애덤 시프 하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정부 2기가 출범할 경우 민주주의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후보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현재까지 시프 의원을 포함해 총 20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