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분양가상한제 청약 평균 경쟁률 110대 1…非분상제의 6.4배

분상제 단지 6곳, 1순위 2723가구 모집에
30만 명 넘게 몰려…6월 경쟁률도 77대 1
분상제-非분상제 경쟁률 격차 올 들어 급증
분양가 급등 속 시세보다 저렴해 수요 몰려

아파트 집 모형을 주고받는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

공사비 인상 여파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날로 오르고 있다. 경기 과천·판교 등 ‘준서울’ 입지에 힘입어 연이은 흥행을 기록한 7월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들의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10.2대 1에 달할 정도다. 하반기에도 다수의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어 열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18일 청약홈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 7월 1~16일 진행된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110.2대 1로 나타났다. 6개 단지의 총 2723가구 모집에 30만 155명이 몰린 결과다. 반면 같은 기간 진행된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아파트 청약은 총 4484가구 모집에 7만 7617명(1·2순위 기준)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7.3대 1로 집계됐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와 미적용 아파트 간 청약 경쟁률 격차는 6.4배에 달했다. 지난달에도 전주 에코시티 더샵4차, 경기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서한이다음 그레이튼 등 두 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평균 77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미적용 아파트는 평균 경쟁률이 5.9대 1로 13.2배의 격차가 났다.


분양가상한제는 원래 각광 받았지만 올 들어 그 인기가 더욱 뚜렷해진 모습이다. 분양평가 전문 업체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와 미적용 아파트 간 경쟁률 격차는 2020년 1.2배, 2021년 2.9배, 2022년과 2023년 1.8배였지만 올해(1~5월)는 6배로 급증했다. 실제로 이달 진행된 분양가상한제 단지 청약에서는 각종 기록이 잇따르고 있다.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와 판교테크노밸리 중흥S-클래스는 1순위 청약에서 각각 626.9대 1, 111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상반기 최고 경쟁률이었던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의 442.3대 1 기록을 뛰어 넘었다. 지방에서는 미분양 우려가 심각한 가운데서도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가 평균 경쟁률 47.3대 1의 호실적을 냈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로는 공사비 상승 여파로 신축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점이 꼽힌다. 서울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서울 민간 아파트의 평(3.3㎡)당 분양 가격은 평균 4190만 원으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4000만 원을 돌파했다. 수도권 평균 분양가도 평당 2706만 원으로 5월 대비 4.21% 올랐다. 반면 분양가상한제 단지는 시세보다 낮게 가격이 책정되고 수억 원의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요즘 같은 시기엔 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도 수도권에 위치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들의 청약이 다수 대기하고 있다. 이달 하순에는 경기 고양에 ‘고양장항아테라’, 인천에 ‘검단아테라자이’가 공급되며 다음 달에는 경기 수원 ‘북수원 이목지구 디에트르 더 리체’가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역세권이나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단지들은 좋은 위치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곳들"이라며 “지역 내 수요자들의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자금 조달 난항, 분양 시장 침체로 위기에 놓였던 중견 건설사들에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분양가상한제는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규제 지역)과 공공 택지에 조성되는 공동 주택에 적용된다. 이 중 공공 택지는 주로 중견 건설사들이 낙찰을 받는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엔 청약 시장이 좋지 않아 공급을 미룬 경우도 있는데 올해는 입지가 좋은 분양가상한제 단지들이 무난하게 청약에서 흥행하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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