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고물가’를 경험하고 있는 영국에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발표가 나오자 글로벌 최고 팝스타 테일러 스위트프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드 투어 공연을 할 때마다 해당 지역의 경제를 들썩이게 하는 스위프트이지만 영국의 물가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17일(현지시간) 영국 통계청(ONS)은 6월 CPI 상승률이 연 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1.9%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호텔 가격 상승률이 8.8%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1.7%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6월 서비스 부문 물가 상승률이 5.7%로 예상치(5.6%)를 웃돈 것도 호텔 가격 상승의 영향이 컸다.
그러자 스위프트가 지난달 영국 여러 도시에서 펼친 '에라스 투어'가 영향을 미쳤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럽에서 '에라스 투어' 중인 스위프트는 6월 7일 에든버러를 시작으로 6월 23일 런던까지 영국에서 10차례 공연했고 이후 8월에 다시 런던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산제이 라자 도이체방크 수석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메모에서 "완전히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 스위프트 효과가 일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AP 통신도 이번 CPI 상승률 발표를 "테일러 스위프트가 영국 물가상승률을 올리는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속에 잉글랜드은행(BOE)이 딜레마에 직면하다"라는 제목으로 전했다.
6월 CPI 상승률은 BOE의 목표치인 2%를 유지하기는 했으나 시장 전망보다는 높아 금융시장에서는 8월 BOE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관측이 낮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스위프트 공연이 영국 물가에 미친 영향을 수치로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6월 11일에 ONS가 호텔 가격 데이터 수집을 했는데 6월 10∼12일에는 스위프트의 공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6월 공연 부문 물가상승률은 7.3%로 5월(7.7%)보다 낮았다.
TD 증권 전략가들에 따르면 스위프트 공연으로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다소 높아졌을 수 있다면서도, 데이터 수집 시점을 들어 호텔 가격 상승이 스위프트 공연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코노미스트들이 '테일러 스위프트 효과'를 놓고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위프트는 가는 곳마다 수많은 관객을 몰고 다녀 현지 물가가 들썩일 정도라는 평가받는다. 지난달 바클레이스는 영국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을 한 차례 볼 때마다 팬이 쓰는 돈이 850파운드(153만원)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한편 영국의 물가는 지난 런던시장 선거에서 일명 ‘깡통백작’으로 불리는 코미디언 출신 조너선 데이비드 하비 후보가 크루아상 가격을 1.1파운드(1900원)으로 제한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아 인기몰이를 했을 정도로 서민 부담이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