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항공권 발급 막히고 펄어비스·그라비티 긴급 서비스 점검

이스타·제주항공 등 시스템 오류
나비테어社 시스템에 장애 발생
크라우드 스트라이크가 원인 지목

‘MS 클라우드 오류’로 몇몇 항공사들의 발권·예약 시스템이 마비된 1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의 이스타항공 발권 카운터가 발권을 기다리는 승객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를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와 온라인 게임사들에서 피해 사례가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모양새다.


항공권 발권·예약 시스템 오류가 생긴 곳은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에어프레미아 등이다. 인천공항 등에서 해당 LCC 직원들이 직접 수기로 항공권을 발급하고 체크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다행히 인천공항의 경우 MS 애저가 아닌 자체 구축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어 공항 운영에 문제는 없었다. 국토교통부는 “MS사의 클라우드서비스 오류에 따라 장애가 발생해 일부 항공사의 항공편 운항이 지연되고 있으나 현재 모든 공항의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에서 수기발권에 따라 발권 및 수속 지연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세 업체에 동시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같은 항공권 예약·발권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서다. 세 곳은 독일 아마데우스의 자회사 ‘나비테어’가 만든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MS 애저를 기반으로 작동된다. 나비테어는 LCC에 특화된 시스템을 공급하는 회사다. 유럽 ‘라이언에어’, 동남아시아 ‘에어아시아’, 호주 ‘젯스타’ 등 전 세계 60여 개의 글로벌 LCC가 사용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MS의 클라우드 시스템 장애로 인한 것”이라며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CC와 여행 앱에 이어 국내 게임사들의 피해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날 국내 대형 게임사인 펄어비스는 홈페이지에 공지를 내고 자사 게임인 ‘검은사막’의 서버를 내리고 긴급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펄어비스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시스템 점검에 들어갔으며 약 3시간 후인 오후 5시 30분쯤 복구를 완료했다. 펄어비스의 경우 MS 애저만이 아닌 복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덕분에 빠른 복구가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시스템 장애 원인이 MS 애저의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고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복구를 완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펄어비스뿐 아니라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그라비티 역시 이날 오후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게임 접속에 장애가 발생했다. 여행 앱 ‘여기어때’에서도 시스템 장애가 나타났다. 여기어때는 항공권 발급 대행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LCC들에서 발생한 장애와 연계된 피해였다. 증권사에서는 한때 현지 거래소의 문제로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이미니(E-mini)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옵션의 매수·매도 호가가 표시되지 않는 이상이 생겼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사이버 보안 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 과정에서 벌어졌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펄어비스의 경우 MS 애저와 함께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피해 상황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는 MS·한국인터넷진흥원 등과 함께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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