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가 시작된 지 채 2주도 지나지 않았지만 전국의 차량 침수 피해가 이미 지난해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보험 업계는 차량 피해가 급증하는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이 불어오기도 전에 피해가 커지면서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9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한화손보·롯데손보·MG손보·흥국화재(000540)·삼성화재(000810)·현대해상(001450)·KB손보·DB손보·악사손보·하나손보·캐롯손보 등 12개 자동차 판매 손해보험사가 이달 6일부터 19일까지 집계한 집중호우 및 장마로 인한 차량 피해 건수는 3103건으로 추정 손해액은 281억 6600만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철(6월부터 8월)까지 침수 피해를 본 전체 피해 건수(2395건)와 피해액(175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피해 규모가 이례적으로 적었던 탓도 있지만 올해 장마가 시작된 지 2주밖에 안 된 상황에서 예상보다 많은 차량들이 피해를 본 듯하다”고 말했다.
보험 업계는 올해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가 예년보다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차량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장마가 끝난 뒤 집중호우와 태풍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차량 피해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결국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달까지 국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포인트 웃돌고 있다. 실제로 올해 5월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 등 4개 대형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9.6%로 전년 5월(77.1%)과 비교해 2.5%포인트 높았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보험료가 인하된 상황에서 지난해보다 여름철 침수 피해가 늘면 손해율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