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이 본격적인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상장사 절반은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한 달 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17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273개 기업 중 49%에 해당하는 134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 대비 하향 조정됐다. 상향 조정된 곳은 41%(112개사)였다.
실적 전망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기업은 에쓰오일(S-Oil(010950))로 4557억원에서 1663억원으로 63.5% 하향됐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4.3달러로 3년 만에 정제마진 최저점”이라며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하향 조정 중인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두 번째로 조정 폭이 큰 곳은 컴투스(078340)로 조사됐다. 컴투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2억 원으로 한 달 전(56억 원) 대비 61.0% 하향됐다. 뒤이어 에스티팜(237690)(-56%),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54%), 인텔리안테크(189300)(-45%), 현대제철(004020)(-42%) 등 순이었다.
주요 상장사 중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따라 이차전지주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POSCO홀딩스(005490)와 삼성SDI(006400)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한 달 새 각각 4.1%, 11.6% 하향 조정됐다.
반면 추정치가 가장 많이 상향된 기업은 넷마블(251270)로 나타났다. 넷마블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 429억 원에서 660억 원으로 53.9% 올랐다.
북미 고객사 스마트폰 판매 호조 등에 LG이노텍(011070)(26%)과 비에이치(090460)(25%)의 실적도 대폭 상향 조정됐다. 뒤이어 삼성증권(016360)(24%), HMM(011200)(23%), 이녹스첨단소재(272290)(21%), 네오위즈(095660)(19%), HD현대중공업(329180)(17%) 등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반도체 기업에 대한 실적 개선 전망이 우세했다. 삼성전자(005930)가 발표한 2분기 잠정 영업이익(10조 4000억 원)이 시장 기대치를 웃돈 영향이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조 1923억 원으로 한 달 전(4조 6870억 원) 대비 10.8% 상향 조정됐다.
그 밖에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환율 상승과 미국 수출 호조에 한 달 전 대비 각각 4.6%, 2.1% 상향됐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4.8%), 셀트리온(068270)(5.2%) 등 바이오기업의 실적 눈높이도 한 달 새 높아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향후 국내 증시의 이익 모멘텀이 둔화할 수 있다”며 실적을 바탕으로 기업별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