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DSR 적용범위 단계적으로 늘려야"

금융위원장 후보 22일 청문회
"상환한도 내 대출 관행 안착"
서민·실수요 주거안정 고려
"전세대출·LTV 강화는 신중"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소득을 고려해 대출 한도를 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담보 가치(집값)에 비례해 돈을 빌릴 수 있도록 규제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강화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21일 금융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요구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대한 질문에 “DSR 제도를 내실화함으로써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빌리는’ 대출 관행을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DSR은 연간 소득과 원리금 상환액을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규제다. 현행 차주별 DSR 규제는 매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위는 유주택자가 추가로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 이자상환분에 대해 DSR 규제를 적용하는 등 적용 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소비자에게 급격한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단계적·점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전세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LTV 규제 강화는 가계부채·주택시장 추이, 서민·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며 규제 강화에 나설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체질 개선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부동산 가격 급등 과정에서 사업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과도한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적인 리스크로 부실이 반복되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 시장의 저자본·고레버지리 자금 조달 구조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 PF 정보 시스템 구축, 시행사의 자기자본 비율 확대, 자본비율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주가연계증권(ELS) 등 고위험 상품의 판매 대상을 제한하는 문제에 대해 “금융 소비자 선택권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고위험 금융 상품에 대한 은행 판매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은행 등에 대한 ‘횡재세’ 도입은 “시장 원리에 맞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정 기업의 이익은 경기 여건 등에 따라 변동하는 만큼 이전 대비 증가했다는 이유로 이를 초과이익으로 과세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는 “부동산 과열기 이전의 수준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서는 “국가 간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투자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금융투자소득세의 시행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자금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2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김 후보자는 현 정부에서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을 역임했으며 이달 4일 금융위원장 후보로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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