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밴스, 기세 몰아 '경합주' 미시간서 첫 합동유세

일주일만에 돌아온 '거친입'…민주당 조롱
"김정은에 야구나 보러 가자해" 金 또 소환
후보교체 준비, 해리스 공격 대대적 준비중
국제사회, '트럼프 2.0' 대비 움직임 분주
젤렌스키 "11월 평화회의에 러 초청" 시사
US스틸 인수 추진 닛테츠, 고문에 폼페이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대통령과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이 20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합동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날 유세는 18일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 지명·수락 후 첫 유세다. 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닝메이트 JD 밴스 부통령 후보와 함께 경합주인 미시간에서 첫 합동 유세에 나서 세를 과시했다. 피격 사건 이후 한동안 잦아들었던 원색적인 비난이 재개된 가운데 공화당 진영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시 후보 승계가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2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러닝메이트인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과 첫 합동 유세에 나섰다. 미시간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는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해 이번 선거에서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곳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약 2시간의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그리고 민주당 인사들을 향해 원색적인 조롱과 비난을 쏟아냈다. 민주당 내부에서 후보 사퇴 압박을 받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서는 수차례 “멍청하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퇴 후보를 촉구하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향해서는 “바이든을 팔아넘겼다. 개처럼 등 돌렸다”고 꼬집었다. 후보 교체를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갈등에는 “그들은 그들의 후보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이것은 정말 문제”라고 비아냥댔다. 재선 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불법 이민자들을 “교도소와 정신병원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다시 돌아온 ‘트럼프식 화법’을 두고 NYT는 “이날 연설은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가 그의 정치적 메시지를 바꾸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신호였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후 상대 비방과 원색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통합’을 강조해왔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유세 현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 후보 수락 연설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연설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했다. 그는 “나는 그와 잘 지냈고, 내가 대통령이었을 당시 여러분은 결코 위험에 처할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에게 ‘긴장 풀고 좀 느긋해라. 당신은 너무 많은 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며 “긴장 좀 풀고 야구 경기나 보러 가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대화를 나눈 시점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편 공화당 진영은 민주당의 후보 교체 가능성에 대비한 준비에 착수해 공격의 초점을 ‘해리스’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에서 ‘플랜 B’로 여전히 ‘해리스 카드’가 유력하게 거론되기 때문이다. NYT는 트럼프 캠프가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다수의 광고와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 등을 역임한 시절 범죄자들에게 관대했다고 지적하거나 상원의원 및 부통령 재직 기간의 활동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재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국제 사회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제2차 평화회의 추진 계획을 밝히고, 러시아 대표단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평화회의는 우크라이나의 제안으로 성사된 회의체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논의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장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자국의 최대 우군인 미국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지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2.0’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한 안보포럼에서 ‘미국이 다른 대통령 아래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철회해도 다른 20여개국이 군사, 재정 지원 유지를 약속했다’는 점을 들어 우크라이나가 군사적 자립으로 가는 길에 있다고 말했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해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있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약속을 더는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직접 언급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정부 역시 미국 핵전력으로 일본을 지키는 확장억제에 대해 연내 공동문서를 처음 만들어 명문화한다는 방침이다. 양국은 공동문서에 미국이 핵무기 등을 통해 일본 주변 유사 발생을 억제한다는 데에 기여한다는 결의를 담을 계획이다. 양국이 ‘공동문서 연내 책정’을 추진하는 데에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상황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 산업화를 상징하는 US스틸 인수를 추진 중인 일본제철은 인수에 반대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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