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한 이미지 바꾸자"…UAM·로봇 '새 엔진' 장착하는 車부품사들

신사업으로 인지도 높이고 주주가치 제고
삼보모터스, 첫 하이브리드 UAM 개발
모터제조업 삼현, 로봇·방산시장 공략
세방전지는 전기차 배터리 모듈 생산

지난해 10월 대구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에서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UAM 모델인 ‘MIRxII(미르엑스투)’가 공개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들이 도심항공교통(UAM)·로봇 등 신(新)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오랜 연구개발(R&D) 노하우를 기반으로 새로운 매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차세대 산업 분야에 적극 진출하는 방식으로 회사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부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자동변속기 부품을 국산화한 대구 소재 중견기업 삼보모터스(053700)는 항공특성화 교육기관인 한서대와 손잡고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주목받는 UAM 제작·운영 체계 구축에 나섰다. 한서대는 캠퍼스 내 자체 비행장을 두고 있어 쉽게 UAM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삼보모터스는 항공 분야 전공을 이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보다 수월해졌다.


삼보모터스는 지난해 10월 대구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에서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UAM 모델인 ‘MIRxII(미르엑스투)’를 공개했다. 이 기체는 UAM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짧은 비행시간 및 거리를 극복하기 위해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를 동시에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륙 시 배터리 동력을 이용하고 상공에서 수평이동을 할 땐 수소연료전지를 주 동력원으로 삼는 방식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산하 슈퍼널이 UAM 상용화 목표 시점으로 2028년을 제시할 정도로 UAM 기술 장벽은 높다”면서 “국내 부품 회사가 UAM을 상용화하려면 다른 기술 선도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모터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삼현(437730)은 로봇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협동로봇용 관절 모듈로 로봇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유연성을 높이는 부품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매출이 발생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삼현은 차량용 모터 기술력을 기반으로 로봇, 방산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모터·제어기·감속기 통합 솔루션 제품도 개발했다.



세방전지의 브랜드 이미지 광고. 유튜브 캡쳐

‘로케트 배터리’로 유명한 국내 1위 축전지 기업 세방전지(004490)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자회사인 세방(004360)리튬배터리는 삼성SDI와 같은 배터리 회사로부터 배터리 셀을 받아 모듈이나 팩으로 조립한다. 지난해부터 광주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배터리 모듈을 생산 중이다. 이러한 패키징 과정을 거쳐 전기차의 성능이나 안전성이 더욱 개선된다. 세방전지를 거느린 세방그룹은 신 사업을 알리고 그룹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영상 광고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자동차 부품 업계가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기업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직계열화가 강한 자동차 생태계에서 완성차 기업의 갖가지 주문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부품사는 보수적으로 특정 분야의 제품에 대해서만 한 우물을 판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UAM·로봇·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이 개화하면서 수십년 간 갈고 닦은 기술력으로 새롭게 진출할 만한 사업 영역이 생겼고 이를 활용해 향후 비전을 알릴 수 있게 됐다.


자동차 부품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부품 분야에 정통한 것만으로는 자본 시장에서 제대로 회사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도 밸류업 정책을 통해 기업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만큼 이에 부응해 신 사업 추진과 주주환원 확대에 나선다면 시장에서 재평가받을 만한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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