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비 '3만→5만원' 김영란법 한도 올린다

권익위, 전원회의서 상정·의결
이재명 헬기특혜 이송 종결처리
서울대병원 등은 강령위반 확인




앞으로 공무원이 한 끼 식사에 쓸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이 3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오른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그간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라는 비판을 받아온 청탁금지법(김영란법) 개정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권익위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헬기 특혜 신고에 대해 ‘위반 사항 없다’며 종결 처리했다. 다만 의료진과 소방청 공무원 등은 행동 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22일 전원회의를 열고 청탁금지법의 식사비 한도를 이같이 상향하는 건의안을 상정·의결했다. 청탁금지법상 한도 변경은 시행령만 개정하면 돼 입법예고 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새 한도가 적용된다. 권익위는 이르면 23일 개정 안건을 입법예고한다. 다만 농축수산물의 선물가액을 30만 원으로 인상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올해로 시행 8년 차를 맞은 청탁금지법은 식사비 3만 원, 화환·조화 10만 원, 선물 5만 원(농축수산물 선물가액은 15만 원)으로 한도가 정해져 있다.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과도한 규제로 민생 활력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특히 식사비 3만 원은 2003년 제정된 공무원 행동 강령에서 따왔는데 20년이 넘는 기간 가액이 고정되며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컸다. 농수산물 가액 기준이 최초 5만 원에서 2018년 10만 원으로, 지난해 15만 원으로 늘어난 만큼 식사비 상한도 현실적인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한편 권익위는 이날 전원회의에서 이 전 대표의 ‘헬기 특혜 이송’ 신고를 종결 처리했다. 다만 부산대·서울대병원 의사와 부산소방재난본부 직원은 행동 강령 위반으로 감독 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 전 대표와 비서실장인 천준호 민주당 의원에 대한 신고는 국회의원에 대한 행동 강령 위반이 적용되지 않고, 청탁금지법 위반 사실에 대한 자료도 부족한 만큼 종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올 1월 2일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한 이 전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뒤 응급헬기를 이용해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이와 관련해 부정 청탁과 특혜 제공 의혹이 제기됐다.


정 부위원장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의 전원, 119 응급 의료 헬기 이용 과정에서 부산대·서울대병원 의사와 부산소방재난본부 직원들의 행동 강령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며 “감독기관 등에 각각 위반 사실을 통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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