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협의체 중심 내부혼란 최소화…정신아 역할 커진다 [김범수 구속]

■ 카카오 거버넌스 어떻게
정 대표 "흔들림 없이 본업 충실"
핵심현안 추진 사태수습 나설듯

정신아 카카오 대표 겸 CA협의체 공동의장. 사진 제공=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구속되면서 향후 그룹 경영을 이끌어갈 거버넌스에 관심이 모아진다. SM엔터테인먼트(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으로 사법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직접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아 그룹 변화를 이끌어왔다. 김 위원장이 구속됨에 따라 그룹 경영 컨트롤타워 격인 CA협의체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김 위원장과 함께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정신아(사진) 카카오 대표를 중심으로 사태 수습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에 따르면 CA협의체는 그룹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어젠다를 발굴하고 방향성을 결정하는 조직이다.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기존의 자율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CA협의체의 위상이 높아지고 규모도 확대됐다.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총수 유고 상황에 처한 카카오 그룹의 내부 혼란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CA협의체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간 CA협의체는 김 위원장과 정 대표가 공동의장을 맡아 ‘투톱 체제’로 운영해왔다. 김 위원장의 부재로 당분간 정 대표가 CA협의체 산하 위원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협의해 그룹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고 내부 결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후 긴급 소집된 임시 그룹협의회에서도 “엄중한 현실 인식 하에 꼭 해야 할 일들을 과감히 실행해갈 것”이라며 “임직원들도 흔들림 없이 본업에 충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CA협의체 산하 5개 위원회들의 역할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CA협의체 아래에는 경영쇄신위원회를 비롯해 전략위원회,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회, 환경·사회·지배구조(ESG)위원회, 책임경영위원회가 있다. 필요에 따라 태스크포스(TF)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 각 위원회는 영역별로 그룹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의제를 발굴하고 각 위원장은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각 협약 계열사에 참고·권고할 의견을 결정한다.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13개 계열사 대표가 CA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다.


정 대표는 공동의장 겸 전략위원장으로서 그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현안과 핵심성과지표(KPI), 투자 등을 검토한다. 정종욱 전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이끄는 책임경영위원회는 그룹사 정기 감사와 컴플라이언스, 윤리, 법무 이슈를 총괄한다. 그룹의 전반적인 책임경영 활동을 총괄하는 ESG위원회는 권대열 위원장이 맡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의 브랜드를 통합 관리하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이나리 전 컬리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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