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회사채 발행 133조 역대 최대…빚 갚는데 다 썼다

시설 자금 목적 발행 최근 5년 중 최저


올해 상반기 대기업들이 회사채를 역대 최대 규모로 발행해 대부분 빚을 갚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투자를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한 건 최근 5년 이내 최저치로 설비투자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2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기업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133조 247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21조 8016억 원)보다 9.4%(11조 4454억 원) 증가했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발행됐다.


주로 대기업이 발행하는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는 33조 5195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1% 증가했다. 채무 상환 목적 발행량이 24조 9623억 원으로 전체 회사채 발행의 74.5%를 차지했다. 시설자금 목적 회사채는 2조 4560억 원으로 전체 회사채 발행의 7.3%에 그쳤다. 발행 규모와 비중 모두 최근 5년간 상반기 기준으로 최저 수준이다. 운영자금 목적 발행은 18.2%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건설업 이외 유통 등 기타업종에서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면서 비중이 확대됐다. 2022년 금리 상승 이후 급격히 위축됐던 석유·화학업, 건설업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부터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다.


금융채 발행은 92조 49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금융지주채가 0.6% 감소한 가운데 은행채(1.9%)와 기타금융채(22.7%)를 중심으로 늘었다. 특히 기타금융채는 신용카드사(27.5%), 할부금융사(14.3%), 증권회사(47.2%), 기타금융사(40.2%) 등 모든 업종에서 발행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상반기 주식 발행액은 5조 75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조 7354억 원)보다 85.5%(2조 3400억 원) 증가했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기업공개(IPO)가 1조 5662억 원으로 57.1%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한 건도 없었던 코스피 상장 IPO가 HD현대마린솔루션(3711억 원), 에이피알(773억 원) 등 두 건 이뤄진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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