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연평균 7%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가며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뛰어 오르고 무케시 암바니 가문의 릴라이언스그룹이 아시아 최대 부호로 떠오르는 등 경제가 호황을 이루고 있지만 청년 실업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조업 등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10년을 공부해서라도 합격만 할 수 있다면 공무원이 되기 위해 ‘올인’하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1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은 인도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는 공무원이라고 보도했다. 국내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공무원 경쟁률이 무려 300 대 1에 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72만2천개의 연방 정부 일자리가 새로 생겼지만, 이 자리에는 무려 2억2천만명이 지원했다. 3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에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초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6만명의 경찰을 뽑을 때는 약 500만명이 지원했고, 2만6천명을 뽑는 중앙 정부 보안 기관 경찰 채용에는 470만명이 몰렸다. 지난해 정부 부처 사무원과 운전기사를 뽑는 시험에는 7천500개의 일자리를 놓고 260만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무원에 지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민간 부분에서 그만큼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2017년 이후 매년 2천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나오고 있지만 경제학자들은 이 중 상당수가 정규직이 아닌 자영업과 임시 농장 고용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공무원은 정부가 정년까지 자리를 보장해주고, 의료 보험과 연금, 주택 제공 등 민간에서 얻을 수 없는 혜택을 받는다. 인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각종 이권을 놓고 책상 아래에서 비공식 수입을 얻을 기회도 있다.
9년째 공무원 시험에 지원 중이라는 수닐 쿠마르(30)씨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최고 연령인 32세가 될 때까지 계속해서 도전할 계획이라며 "취업만 된다면 10년을 고생해도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