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 아람코 산하 CVC에서 200억 원 투자 유치

누적 투자 유치 3000억 원 육박
'AI 주권' 추진 사우디 현지 공략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리벨리온이 사우디 아람코 산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와에드벤처스로부터 2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와에드벤처스는 주로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업 다각화를 이끌고 있다. 2013년 설립 이해 70개 이상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미래 시세 차익을 노린 단순 재무적 투자(FI)보다는 와에드벤처스가 현지 및 세계 각지에 보유한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모기업 및 정부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전략적 투자(SI)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벨리온 측은 이번 자금 유치가 전략적 투자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소버린(sovereign·자주적인) AI’를 모토로 자국 내에 자체 AI 인프라와 관련 서비스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빅테크 기업이 글로벌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인 만큼 미국 이외 지역 스타트업과 제휴하려는 모습이다. 리벨리온은 이런 정책 기조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을 위해 와에드벤처스가 보유한 현지,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AI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하는 국내 팹리스인 리벨리온은 싱가포르 테마섹 파빌리온캐피탈, 프랑스 코렐리아캐피탈, 일본 DG다이와벤처스 등 해외 대형 투자사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올 초에는 1650억 원 규모 시리즈B 라운드(시장 진출을 마치고 사업 확장을 도모하는 단계) 투자를 받으며 국내 AI 반도체 기업 중 누적 기준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다. 이번 투자 유치로 리벨리온이 받은 투자 자금은 3000억 원에 육박하게 됐다.


파하드 알이디 와에드벤처스 대표는 “반도체 산업은 사우디가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기술 비전 중 하나”라며 “이번 투자는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겠다는 사우디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최근 사우디가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아람코의 투자는 리벨리온의 시장 확대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과거 중동에서 우리 선배 기업들이 이룩한 수출 신화를 이제는 리벨리온이 가진 AI와 반도체 기술로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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