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4만원”…막 오른 한양증권 매각 순탄할까 [황정원의 Why Signal]

HYD한양 부동산 PF 부실, 대학·병원 재정 악화에
교육부 승인 받아 구체적인 매각 절차 진행키로
한양학원 및 특수관계인 지분 30%, 1500억 예상
현재 PBR 0.42배 그쳐, "PBR 1배 기준으로 봐야"
KCGI, LF, 케이엘앤·HXD화성개발 컨소시엄 등 참여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엔파트너스가 대구의 지역 건설사 HXD화성개발과 컨소시엄을 이루고 ‘강성부펀드’로 알려진 KCGI, LF그룹 등이 뛰어들며 한양증권(001750) 인수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매각 측이 1주당 4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어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양대 학교법인인 한양학원은 교육부로부터 지분 매각 승인을 받아 구체적인 매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4~5곳의 원매자들이 몰려들면서 한양학원 측은 매각 주관사 없이 직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4시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원매자들은 실사 기회 없이 인수 희망 가격과 방식을 제시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약 30%로 알려졌다. 한양학원(16.29%)과 특수관계인(백남관광·에이치비디씨 등)을 포함한 지분은 41.07%(522만 7243주)다. 앞서 한양학원은 이사회를 열어 63만 6420주(4.99%)를 남겨두기로 의결했다. 또 특수관계인 지분도 유사한 수준으로 남길 방침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이 기대하는 매각가는 주당 4만 원 선이다. 이날 한양증권 종가 1만 6000원보다 2배 이상 높다. 그렇지만 IB 업계에서는 아주 과하다는 반응은 아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현재 0.4배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PBR 1배를 매각가 기준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양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은 4898억 원이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당초 41%라면 순자산의 40%인 2000억 원, 30%라면 1500억 원을 예상할 수 있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 반영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양학원의 경우 2년 전 한 금융사와 협상할 당시 41% 지분에 대해 3000억 원까지 이야기가 오갔을 정도여서 쉽게 매각가를 낮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전에는 KCGI·LF그룹·케이엘엔파트너스와 HXD화성개발 컨소시엄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KCGI는 메리츠자산운용 인수에 이어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해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거론됐던 OK금융그룹, 수협은행, 우리금융그룹은 빠졌다.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30위권의 강소 증권사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463억 원, 당기순이익은 351억 원에 달한다. 기업금융·채권 부문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로 평가받는다.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은 대학과 병원, 백남관광 등 전방위적으로 재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한양대는 16년째 대학 등록금이 동결된 여파가, 한양대병원은 수년 간 적자인 상황에서 전공의 파업까지 겹쳤다. 한양학원측은 "한양증권 주식 일부를 처분해 법인운영비를 비롯한 각급학교 전출금과 의료원 지원금으로 사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HYD한양(구 한양산업개발)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파동으로 지난해 496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창원 등 일부 물류창고 투자 실패 여파도 있다. HYD한양이 보유 중인 PF거래 관련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40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치솟았다. 프레지던트호텔을 운영하는 백남관광도 HYD한양이 진행한 부동산PF에 다수 지급보증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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