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경고에도…금리 인하 베팅에 집값 상승 기대↑

한국은행 7월 소비자동향조사
주택가격전망CSI 32개월 만에 최대
금리수준전망, 전월비 3포인트 하락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게시된 매물 정보. 연합뉴스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대로 떨어졌지만 주택 가격 기대가 크게 증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4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2022년 3월(2.9%) 이후 28개월 만에 2%대 진입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이다. 한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로 아직 0.9%포인트의 차이가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공공 요금 인상 여파가 남아있고, 장마와 폭우 등 기상여건 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올라갈 수 있고 환율이 떨어지지 않아서 변수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CSI(115)는 지난달보다 7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2021년 11월(116) 이후 32개월 만에 최고치다. 2021년은 집값이 폭등하던 시기로, 부동산 과열 조짐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광역시, 지방의 소비자들이 모두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높였다. 수도권 주택가격전망 CSI는 112에서 119로, 광역시와 지방은 107에서 114로 일제히 7포인트씩 상승했다.


금리수준전망CSI(95)도 미국 CPI 예상치 하회, 고용지표 둔화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며 3포인트나 하락했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분명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당시 이창용 총재는 기자간담회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기대를 너무 크게 해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며 최근 금리 하락 기대감에 높아지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견제구까지 날렸다.


황 팀장은 “이번 조사는 금통위 기간에 진행됐지만, 사람들이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는 뉴스에 더 반응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소비자동향 지표에서) 확실히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의 국면에서 벗어나 소비가 조금 나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6으로 전월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5월 98.4, 6월 100.9 등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황 팀장은 "하계 휴가철과 같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해 오락이나 문화, 여행 등 내구재 소비가 조금 늘어날 것으로 봤고 30~40대 연령에서 높게 응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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