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이어 한화 공개매수도 청약률 미달[시그널]

8% 모집 목표…5.2%만 참여
신성통상 공개매수도 참패
PBR 낮아 시장 반응 부정적
제이시스메디칼 2차 공개매수 돌입


한화(000880)에너지가 추진해온 ㈜한화 지분 공개매수가 목표했던 청약률을 채우지 못했다. 이에 앞서 종료된 신성통상(005390) 최대주주의 공개매수도 목표치를 크게 밑돌았다. 최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시장과 소액주주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는 상황에서 적정 기업가치를 제시하지 않는 공개매수들은 실패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이달 5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한 ㈜한화 지분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약 5.2%(잠정치)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앞서 한화에너지는 5일 공시를 내고 보통주 지분 8%를 주당 3만 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그룹은 “많은 주주들이 일정한 프리미엄을 가산한 이번 공개매수 가격을 적정하다고 평가한 것”이라면서도 “㈜한화의 미래가치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주주도 많았다고 볼 수 있다”고 자평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한화에너지의 공개매수 제시가가 낮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소액주주 대부분이 청약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한화에너지의 이번 공개매수 제시가는 ㈜한화 주가순자산비율(PBR) 0.23배에 불과했다. 올 들어 진행된 국내 공개매수 거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화의 이번 공개매수가 오너가(家) 3세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한화의 승계 플랜은 다소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 부회장(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5%),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25%)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한편 프랑스 사모펀드(PEF) 운용사 아키메드는 25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제이시스메디칼 2차 공개매수에 돌입한다. 주당 가격은 1차와 같은 1만3000원으로 보통주 1319만3147주가 대상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제이시스메디칼 최대 주주에 오른 아키메드의 한국법인 시러큐스서브코 주식회사는 1차 공개매수까지 81.39%(6295만8109주)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달 22일 끝난 신성통상 공개매수도 목표치에 크게 미달된 채 마감됐다. 신성통상 최대주주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한 달간 신성통상 잔여 지분(22.02%)을 주당 2300원에 공개매수한 뒤 상장폐지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5.89%의 지분만 참여하면서 공개매수는 참패로 끝났다. 최대주주 측은 지분율을 기존 77.98%에서 83.87%로 높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신성통상의 공개매수 실패는 예견돼왔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반응이 상당히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가나안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 역시 PBR 0.72배에 그쳤다. 회사가 그간 배당을 하지 않고 현금을 대량으로 쌓아왔다는 점에서 시장은 신성통상이 상폐 후 최대주주 측에 배당을 몰아줄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사모펀드가 시도한 락앤락(115390)과 커넥트웨이브(119860) 공개매수도 비슷한 이유로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면서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적정 기업가치를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